코로나19에 발목 잡힌 원·달러 환율…"하반기 1300원 간다"

입력 2020-06-23 10:49   수정 2020-06-2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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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13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점도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을 막는 이유로 지목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원·달러 환율 예상 범위는 1180~1320원으로 추정된다. 상단인 1320원은 코스피지수가 연저점을 기록한 지난 3월19일의 1285.7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우선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900만91명이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유럽(253만7451명)과 미국(228만1903명)에서 발생했다.

한국에서도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누적 1만2438명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감염 사태가 퍼지면서 신규 확진자수가 두 자릿수로 유지되고 있다.

달러 강세 전망도 원화 강세를 막는 요소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는 한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우려가 확산한 지난 3월 한때 금융시장에서는 달러 품귀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위기상황에 유동성(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너도나도 달러를 찾아서다.

달러를 견제하는 유로화가 힘을 못 쓰고 있는 점도 달러 강세를 지지한다. 이달 초 유럽중앙은행(ECB)이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를 가동하면서 유로화가 반짝 반등하긴 했지만, 여전히 불투명한 경제 전망으로 유로화의 본격적인 강세가 어려운 상황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문제는 펀더멘털(기초체력)로 수출 경기 부진과 다시 부각될 미중 갈등으로 인한 위안화 약세 등을 고려하면 원화는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며 원·달러 환율 상단을 1320원으로 제시했다.

급격한 상승보다는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쉽사리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하반기 원화는 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의 악재는 이미 원화에 반영돼 있다는 판단이다.

이송렬/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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