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다방 메가커피 잡아라" 동원 카페시장 재도전

입력 2020-06-23 16:28   수정 2020-06-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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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그룹이 카페 시장 재도전에 나섰다. 동원의 식자재 유통·외식사업 자회사인 동원홈푸드는 23일 홍익대 서울캠퍼스 정문 앞에 ‘샌드프레소 스페셜티’ 1호점을 열었다.

동원은 2003년 외식업체 디자인푸드로부터 샌드프레소를 인수했으나 실패했다. 인수 당시 매장 수는 78개였다. 100여곳까지 확장했던 샌드프레소 매장은 최근 15개로 줄었다.

절치부심한 동원이 내세운 경쟁력은 스페셜티 원두 커피다. 고가의 스페셜티 원두 커피를 싸게 판매해 가성비에 민감한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매장 이름도 '샌드프레소 스페셜티'로 바꿨다.

스페셜티 커피는 지리, 기후, 생산지 등 원두 재배 환경이 특별하다고 인정받은 원두다.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의 평가를 거쳐 8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글로벌 원두 생산량의 7%만 이 기준을 충족한다. 국내에서 스페셜티 원두로 만든 커피는 1잔당 6000~7000원을 받는다.

동원의 샌드프레소 스페셜티는 600mL 대용량 아메리카노 한 잔을 2000원에 판매하기로 했다. 원두 산지를 다변화해 납품 단가를 낮췄다. 무인 키오스크 주문, 매장 크기 축소 등의 방식으로 인건비·임차료를 낮춰 고정 비용을 절감했다.

동원홈푸드는 홍대점과 같은 스페셜티 커피 매장을 수도권 대학가, 오피스 상권 등에 2~3곳 더 늘릴 계획이다. 빽다방, 더벤티, 메가커피 등 중저가 커피를 즐겨마시는 2030 세대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동원은 그룹 차원에서 커피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커피와 함께 판매하는 샐러드, 샌드위치에는 동원의 채소 브랜드 ‘청미채’ 제품을 쓰기로 했다. 청미채는 김재철 동원 명예회장이 지난해 경영 일선에서 은퇴한 후 재배와 생산을 직접 챙기고 있다. 흙 대신 물 위에서 키우는 ‘수경재배’ 방식으로 만든 채소다. 재배과정에서 농약을 쓰지 않고 식감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 있다.

동원홈푸드 관계자는 “중저가 카페 후발주자인 만큼 가격 정책만으로는 따라잡을 수 없다고 판단해 원두 품질 등을 높였다”며 “다양한 산지 확보와 대량구매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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