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통합당 협상 응하지 않으면 18개 상임위원장 모두 가져갈 것"

입력 2020-06-23 14:39   수정 2020-06-24 02:09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3일 국회 원(院)구성 협상에 응하지 않는 미래통합당을 향해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가져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한 비상한 방법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양보할 만큼 양보했고,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며 “망부석도 아니고 얼마만큼 더 기다려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 복귀 의지가 있다면 오늘(23일) 중으로 상임위 명단을 제출해달라”며 “국가 비상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선택하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도 “1분 1초에 우리 경제의 운명이 걸린 중차대한 시점”이라며 “통합당이 끝내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비상한 결단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들에게 본회의에 대비해 25∼26일 국회 근처에서 비상대기할 것을 요청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회의에서) 목, 금요일에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말이 있었다”고 전했다.

당내에선 민주당이 나머지 12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선출하고 이후 통합당이 국회에 복귀하면 돌려주자는 ‘한시적 원구성안’도 거론된다. 백혜련 의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하나의 안으로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MBC 라디오에서 “(여야) 11 대 7로 상임위원회를 맡아서 하는 것이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18개 상임위원장을 민주당이 다 가져가라”며 “상임위원회에 들어가서 싸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야의 극적 타협 가능성도 남아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머무는 강원도의 한 사찰을 방문했다. 두 원내대표는 저녁 식사를 하면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대화를 나눴다고 민주당은 전했다. 주 원내대표는 25일께 국회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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