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hankyung.com/photo/202006/01.23095005.1.jpg)
펠트커피는 스페셜티 커피 업계의 '미니멀리즘 공간 실험'으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1호점은 2015년 서울 창전동 주택가 피아노학원이 있던 자리에 '은파피아노' 자리. 옛 간판을 그대로 두고 냈다. 2018년 2호점인 종로디타워점, 2019년 3호점인 도산공원점까지 펠트가 가는 곳마다 모두 화제의 공간이 됐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006/01.23094432.1.jpg)
앤트러사이트, M.I커피를 거친 바리스타이자 큐그레이더 정환식이 합류했다. 공장을 짓고, 코스타리카 에티오피아 등 커피 산지에서 직접 공수한 스페셜티 커피 원두로 로스팅을 했다.
2015년 골목길 안 간판도 없이 펠트커피를 열었을 때 커피업계는 술렁였다. 새하얀 페인트로 칠한 벽과 하얀색 에스프레소 기기가 전부인 공간은 이전까지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모습이었다.
송 대표는 "커피 맛에만 집중하는 공간이고 싶었다"고 했다.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열려있는 피아노 학원 간판을 단 이 카페를 두고 동네 사람들은 "몇 년 째 공사 중이냐" 혹은 "문은 연 거냐"는 질문을 쏟아냈다. 하지만 완벽한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몰려들며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006/01.23094384.1.jpg)
펠트커피 원두는 전국 약 300곳의 카페 등에 납품된다. 월 6t 가량을 로스팅한다. 지난해 연매출은 30억원대로 올라섰다.
"펠트커피가 '아주 잘 만들어진 흰색 티셔츠'이면 좋겠어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어떤 옷과 함께 입어도 잘 어울리는 그런 커피요."
![](https://img.hankyung.com/photo/202006/01.23094361.1.jpg)
펠트커피는 유동인구가 많거나 카페들이 몰리는 상권에는 출점하지 않았다. 오히려 남들이 선뜻 선택하기 어려운 공간들을 택했다. 마주 앉는 좌석과 테이블을 없앤 공간은 커피를 마시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채웠다. 최근 1~2년 사이 펠트커피의 공간을 벤치마킹한 카페들이 전국에 부쩍 늘었다.
광화문 펠트커피는 대형 오피스 건물에서 사실상 버려졌던 장소를 건물을 상징하는 '얼굴'이자 '로비'로 만들면서 유명 갤러리와 기업들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협업 제의도 끊이지 않는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006/01.23094362.1.jpg)
송 대표는 "어디에 가든 기존 공간이나 협업 대상과 잘 어우리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지를 따져본다"며 "옆 배경들과도 전체가 하나로 보이도록 설계하는 게 펠트커피의 철학"이라고 했다.
펠트커피를 이끄는 3인은 요즘 '지속 가능한 카페 만들기'가 가장 고민이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006/01.23094363.1.jpg)
매년 직원들의 임금을 5~10%올려주고, 홈카페 시장을 겨냥해 드립백과 캡슐커피 등의 다양한 제품들을 내놓는 것도 이 같은 고민의 결과다.
"좋은 커피, 특별한 카페는 누군가의 일상에 잘 녹아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늘 지나는 자리에 있었는 지도 모르게 익숙해지는 공간, 매일 아침 눈떠서 마셨을 때 편안한 그런 커피요."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