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덕6구역이 이 같은 재개발 사업 모델을 도입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곳은 2010년 처음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됐으나 일부 상가 소유자의 반대에 부딪혀 조합이 설립되지 못하는 등 사업이 지연됐다. 이후 2016년에는 급기야 마포구가 사업지를 직권해제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재개발 사업이 좌초할 위기에 처했다.
재개발 사업이 다시 순항하게 된 데는 유칠선 조합장(사진)의 역할이 컸다. 사업 무산 위기 때 재개발추진위원장이었던 그는 사업을 반대하는 상가 주인들과 구청을 설득하기 위해 직접 상생 방안을 모색했다. 그 결과 전면 철거 방식이 아니라 재개발을 원치 않는 주민 의견을 반영해 일부 건물을 남기는 부분 재개발 방식을 최초로 도입하게 됐다.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용지를 일부분 양보하면서 대로변의 기존 상가 건물을 남기기로 했다.
유 조합장은 “재개발 사업은 사안이 복잡하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사업이 좌초할 만한 고비가 여러 차례 찾아올 수밖에 없다”며 “조합장 역할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직접 제시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덕6구역은 용적률 235%를 적용해 20층 규모의 공동주택으로 탈바꿈한다. 조합원 수는 60명인데 공급되는 아파트는 173가구로 많아 사업성이 우수한 편이다. 임대주택을 감안하더라도 100여 가구가 일반에 분양되는 셈이다. 아파트는 대부분 전용면적 84㎡ 이하 중소형으로 공급된다.
유 조합장은 공덕6구역의 가장 큰 장점으로 ‘입지’를 꼽았다. 공덕6구역은 서울지하철 5·6호선과 경의중앙선, 공항철도 등 4개 노선 환승역인 공덕역이 가깝다. 서울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도 걸어서 갈 수 있다. 마포구를 가로지르는 마포대로에 붙어 있어 강변북로 진입도 쉽다.
공덕6구역은 최근 주민 동의율 88%를 얻어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다. 유 조합장은 지난 17일 열린 조합 설립 총회에서 참석자 전원의 찬성표를 받고 조합장에 선출됐다. 그는 “그동안 숱한 위기를 겪어온 만큼 앞으로 문제가 발생한다 해도 조합원들과 함께 협력해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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