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계속 높아져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4일 공개한 '2020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가계 부채는 1061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늘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5.7%로 전체 부채 확대를 키웠다.
소득은 더디게 증가하면서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1분기 말 163.1%를 기록해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7년 1분기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전분기(162.3%)와 전년 동기(158.6%)보다 0.8%포인트, 4.5%포인트 각각 높다. 가계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47.7%)도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0.5%포인트 상승했다.
기업 대출은 1분기 말 1229조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1.6% 늘었다.
가계·기업 부채 증가 추세에 따라 민간 신용의 명목 GDP 대비 비율도 1분기 말 201.1%까지 올랐다. 전년 동기보다 12.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200%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은 은행의 자산건전성과 복원력은 아직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일반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1분기 말 0.46%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09%포인트 떨어졌다. 바젤Ⅲ 기준 총자본비율(15.3%)도 전년 말(15.89%)보다는 낮아졌지만 모든 은행이 규제기준을 크게 웃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은 "기업·가계 채무상환 능력 저하가 어느 정도 불가피하겠지만 각종 대책과 금융기관의 양호한 복원력을 고려할 때 금융시스템은 대체로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정책당국은 금융기관의 대규모 손실에 따른 금융중개기능 저하, 금융·실물간 악순환 등에 대비해 주요 리스크 요인들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도록 선제적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짚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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