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복무 논란' 조사 공군 "부사관 빨래 심부름은 사실" [종합]

입력 2020-06-24 13:38   수정 2020-06-2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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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이 대기업 부회장 아들 사병이 부사관 등 상급자에게 빨래와 물 심부름을 시키고 1인실을 사용하는 등 '황제 복무' 했다는 의혹에 대한 자체 감찰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군은 방공유도탄사령부 예하 3여단 본부 소속 A 상병을 향해 제기됐던 각종 특혜 의혹에 대한 감찰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공군은 청와대 청원글에서 제기된 Δ부사관을 통한 세탁물과 음용수 배달 Δ근무지 무단 이탈 Δ1인 생활관 사용 Δ샤워실 보수 공사 요청 Δ부대 특혜 배속 등 5가지 의혹 중 '세탁물·음용수 배달'을 제외한 4개는 사실과 다르다고 결론 내렸다.

공군 관계자는 "A 상병은 지난해 9월 전입 후 총 9회에 걸쳐 외래진료 목적 외출을 나갔다"며 "모든 외출과 진료는 부서장 승인하에 실시된 것으로 무단 이탈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1인 생활관 사용과 관련해선 "A 상병이 '냉방병과 우울감에 대해 2주간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을 받았다"며 "이에 따라 이달 초부터 2주 동안 생활관 단독 사용을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군은 부대 샤워실 보수 공사가 A 상병 부모 요청으로 이뤄졌다는 의혹에 대해선 전임 지휘관(3여단장)이 지시한 보수 공사라고 했다. 전임 여단장은 해당 병사 부모를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다고 했다.

아울러 A 상병이 부대에 특혜로 배속됐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특기교육 성적에 따라 자대배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공군은 '부사관을 통한 세탈물과 음용수 배달' 의혹에 대해선 일부 사실관계를 확인해 군사경찰 수사를 병행하는 중이다. 군사경찰은 대가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에 따르면 A 상병은 피부질환 때문에 공용세탁기를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상병은 부대 전입 이후 매주 면회시간을 이용해 부모에게 세탁물을 전달해오다가 올해 2월22일부터 코로나19 사태로 면회가 금지되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소속부서 간부(중사)가 애로사항을 해결해주고자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모두 13회에 걸쳐 세탁물을 부모에게 대신 전달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A 상병이 진료 목적으로 외출을 한 뒤 자택을 방문한 정황도 추가로 포착됐다. 그는 서울 강남에 있는 자택과 가까운 병원을 방문한 뒤 남은 시간 동안 집에 머물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찰조사에서는 A 상병 자택과 방문 병원이 동일한 건물에 있었다는 사실이 추가로 확인되기도 했다. 공군 측은 "군사경찰 수사에서 사실로 밝혀질 경우 무단이탈로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감찰조사는 A 상병에 대한 직접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다. 군사경찰 수사가 병행되고 있는 탓에 당사자 조사를 못했다는 것이 공군의 설명이다.

A 상병은 황제 군생활 의혹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지난 11일 피부 질환을 사유로 청원 휴가를 나갔다. 당초 공군은 A 상병이 휴가를 내고 입원 중인 탓에 전화나 방문조사 등으로 감찰 및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혀 '황제 수사'라는 비판이 나왔었다. A 상병 아버지가 최영 전 나이스 그룹 부회장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특혜 논란이 더욱 커졌다.

결국 공군은 결국 A 상병에 대한 간접적 조사조차 하지 못하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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