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기관지라는 의혹이 여러차례 제기된 <천지일보>가 지난 23일 사설을 통해 대구시가 신천지에 1000억원대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것을 비판했다.
천지일보는 대표가 신천지 교인이고 천지일보라는 사명도 신천지와 비슷해 신천지 기관지라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하지만 천지일보는 신천지 기관지라는 의혹에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종교계에선 천지일보에 게재되는 사설을 사실상 신천지 공식입장으로 해석해왔다.
천지일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코로나19 감염은 죄인가 피해인가. 많이 감염되면 큰 죄를 저지른 것인가. 적어도 신천지를 향한 정부와 대구시, 서울시, 경기도 등 지자체의 반응을 보면 코로나19 감염은 피해가 아닌 죄"라고 비판했다.
이어 "신천지 신도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될 당시는 대통령부터 일상생활 하라던 때였다. 대통령 말 믿고 예배드리다 집단감염이 된 것을 두고 대구시가 1000억원의 민사소송을 신천지에 제기했으니 분명 코로나19 감염은 죄다. 한술 더 떠 정부도 신천지 대구교회에 구상권 청구를 검토하겠다고 하니 코로나19 감염은 죄 중에서도 중죄가 분명해 보인다"고 비꼬았다.
천지일보는 "수많은 교회와 단체가 정부 권고를 무시하고 모이거나, 심지어 사람이 몰리는 클럽에 드나들어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들도 있지만, 이들에게는 구상권을 청구한다는 말이 없다"며 "같은 코로나19에 감염됐는데, 정부 권고사항을 따른 신천지 신도는 죄인이 되고, 정부 권고를 무시한 다른 감염자들은 피해자로 분류되는지 정부와 지자체는 답해야 한다"고 했다.
또 "감염병의 1차 책임은 국가와 지자체에 있다. 코로나19는 중국에서 발원했고 정부는 문을 닫지 않았다"면서 "그 탓에 국내에서 감염된 사람은 모두 피해자다. 대구는 국내에서 중국인 유치에 가장 힘써 왔던 곳으로 대구시가 문 열어둔 탓에 대구시민이 코로나에 감염됐는데 그 책임을 시민에게 묻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대구시는 신천지와 이만희 총회장에 대해 1000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시는 신천지 예수교회가 방역 활동을 방해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지출하게 했고, 검사와 자가격리 요청을 따르지 않아 추가 확산의 발단이 됐다고 소송 이유를 설명했다.
지금까지 대구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6900명, 이 가운데 약 62%인 4265명이 신천지 교인이다. 대구시가 자체적으로 추산한 피해 금액은 약 1460억 원에 달한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