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공기업 인건비 160조 육박…공공부문 정규직화의 그늘

입력 2020-06-25 12:00   수정 2020-06-25 13:08

지난해 정부와 공기업을 비롯한 공공부문 인건비가 16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공공부문의 인건비 증가속도는 민간부문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논란이 불거진 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요원의 정규직화를 비롯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9년 공공부문계정(잠정)'을 보면 올해 공공부문이 직원들에게 지급한 보수(피고용자 보수)는 158조3376억원으로 전년(148조4768억원)에 비해 6.6%(9조8608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피고용자 보수는 월급과 상여금, 복리후생비, 퇴직금 등 고용자가 직원에게 지출한 인건비 총액을 가리킨다. 공공부문의 인건비 증가폭은 통계를 작성한 2007년 이후 최고치다.

공공부문의 인건비 지출 증가세는 민간수준을 크게 웃돈다. 국민계정 피고용자 보수는 지난해 897조7341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4%(29조5890억원) 늘어난 데 그쳤다. 이 같은 증가율은 외환위기를 겪던 1998년(-4.7%) 후 가장 낮았다. 국민들의 지갑이 가벼워지는 가운데 정부와 공기업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인건비는 불어난 것이다.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이 늘어나면서 인건비도 급증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말 공무원수는 110만4508명으로 박근혜 정부 때인 2017년 5월9일(103만2331명)에 비해 6.9%(7만2177명) 늘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정부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3년 동안 363개 공공기관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규모는 9만1303명에 달했다.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보안요원 1902명을 정규직으로 직고용하기로 결정하는 등 정규직화 정책이 속도를 내는 만큼 공공부문 인건비의 높은 증가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공공부문 수지(수입-지출) 13조8000억원 흑자로 작년(53조1000억원)에 비해 흑자폭이 4분의 1 토막이 났다. 총수입은 전년에 비해 2.8% 늘어난 876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인건비 급증 등 총지출이 862조4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7.9% 늘어나면서 수지가 쪼그라들었다. 여기에 한국전력을 비롯한 비금융공기업 적자로 비금융공기업의 수지는 7조1000억원 적자를 기록해 2017년(4000억원 적자), 2018년(10조원 적자)에 이어 3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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