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등장과 함께 한반도 긴장 국면이 일단 숨 고르기에 돌입한 가운데 진보 원로인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과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한 목소리로 "북한에 지원을 하며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문 특보는 25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엔 제재에 저촉되지 않고 북한을 지원하는 방법이 있다. 식량 및 의약품 지원 외 한국인 관광객이 중국 등 제3국의 여행사를 통해 북한 비자를 발급 받으면 (한국 정부가) 북한 방문을 허용하는 개별관광 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반대한다고 우리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동맹은 쌍방의 국익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북한은 이제 미국이 제재를 해제해주지 않고, 한국은 미국을 설득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한국에게는 크게 세 갈래 길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첫 번째, 안정적 상황 관리를 통한 전쟁 방지로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상황이 강하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 북한이 군사적 대응을 하면 우리도 군사적으로 강하게 맞서는 강경 대응책이 있고 세 번째, 미국과 대립하더라도 남북 관계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관계를 대폭 개선하는 시나리오도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한 정 부의장은 같은날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초청으로 가진 '위기의 한반도 어디로 갈 것인가-북핵 문제 발생 원인과 해법' 강연에서 "한미 워킹그룹 족쇄를 풀고 나와 (북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해야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핵 문제를 키운 것은 미국의 대북정책이 오락가락했기 때문"이라며 "한국이 한미워킹그룹 밖에서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6·12 미북 정상회담 성과가 이행될 수 있을 정도의 미북 관계를 촉진할 수 있도록 남북관계를 복원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북한을 상대할 때는 문장 속 숨은 행간을 읽어야 하는데 미국이 그걸 못한다. 그런 논리로 미국을 설득하면서 끌고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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