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27% "코로나 진정 안 되면 인력 구조조정 나설 것"

입력 2020-06-25 17:18   수정 2020-06-26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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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열 곳 중 세 곳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이어질 경우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계획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네 곳 중 세 곳은 올해 2~4월 생산량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줄었다고 답했다.

한국은행은 25일 발간한 ‘2020년 6월 지역경제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13일에서 이달 5일 전국 기업 451곳(제조업 263곳, 서비스업 158곳, 건설업 3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기업의 27.1%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인력을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인력 축소 규모에 대해서는 ‘인원 대비 10% 미만’이라고 답한 비율이 57.4%로 가장 많았다. 10~30%를 줄이겠다고 한 비율도 39.1%에 달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이미 직원을 줄였다고 답한 기업은 전체의 13%인 57곳으로 집계됐다.

올해 신규 채용 계획을 묻는 항목에는 ‘채용을 보류하겠다’는 답변이 37.3%로 가장 높았다. ‘당초 계획보다 채용인원을 줄이겠다’거나 ‘채용 계획 자체를 백지화하겠다’는 응답도 28.4%에 달했다.

코로나19로 생산량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기업의 76.4%는 코로나19가 확산된 올해 2~4월 생산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줄었다고 답했다. ‘전년 동기 대비 생산량이 0~20% 줄었다’는 답변이 전체의 절반가량이었고 ‘생산량이 20% 이상 줄었다’는 답변은 30.4%에 달했다.

기업들은 설비투자도 줄이기로 했다. 설비투자 계획에 대한 설문에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답변은 38%에 그쳤다. ‘다소 또는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답변은 39.9%, ‘보류할 것’이라는 응답은 22.1%에 달했다.

자금조달 여건도 한층 팍팍해졌다. 자금 사정이 어떤지를 묻는 항목에는 조사 기업의 절반가량(52.8%)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자금조달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에 대해 묻자 ‘대출 담보 여력이 줄었다’(25.8%)거나 ‘금융회사가 대출한도를 줄였다’(24.2%)는 응답이 많았다. 이어 ‘신속하지 못한 자금지원’(14.6%)을 거론한 기업도 많았다.

사업 전망에 대한 설문에는 하반기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답변이 많았다. ‘하반기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응답이 36%, ‘내년 이후 회복될 것’이란 답변은 23.6%에 달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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