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읽는 세상] 다 아우성인데…게임업계 '홀로 고용대박'

입력 2020-06-29 09:00  

한국 게임산업이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내 주요 게임회사 직원은 40% 가까이 급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일자리 규모가 제자리걸음을 한 것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사행성, 과몰입의 잣대로 게임산업을 부정적으로 보는 일각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인기 게임의 지식재산권(IP)을 키우고 해외 시장을 개척해 일궈낸 성과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23일 국내에 상장된 게임업체 36곳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올 1분기 기준 직원 수는 1만7258명으로 3년 전(1만2399명)보다 39.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시가총액 20조원을 처음 넘어선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주요 게임업체가 급성장하며 일자리를 창출한 결과다. 해외에 상장되거나 상장을 앞둔 게임사까지 합치면 게임업계의 신규 고용 창출 규모는 더 커진다.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한 크래프톤의 직원 수는 이 기간 768명에서 1598명으로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정부는 지난해 일자리 예산으로 21조2000억원을 편성하는 등 매년 수십조원을 투입해 고용 창출에 나섰다. 하지만 올 1분기 기준 국내 전체 업종의 일자리는 3년 전(2017년 1분기)에 비해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양질의 일자리 공급원이던 제조업 일자리는 같은 기간 3.0% 줄었다.

국내 게임업계는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 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셧다운제’ 같은 갖가지 규제에 시달리고 있다. 시선을 해외로 돌려 수출 국가를 다변화하고 인기 게임의 IP를 모바일 분야로 확대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철저한 성과보상제를 도입해 일하기 좋은 수평적 조직 문화를 조성, 인재를 끌어모은 것도 성과를 낸 배경으로 꼽힌다. 김혁수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본부장은 “게임산업이 커지면서 청년 일자리가 늘어 좋은 인력들이 모였고, 이는 게임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김주완/구민기 한국경제신문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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