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합의에 최종 실패, 더불어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회를 독식하게 됐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29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가졌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법제사법위원장 배분 문제를 놓고 극한 대치를 이어오다 결국 국회 상임위 '18대 0'을 재현한 것이다.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특정 정당이 모두 차지하는 것은 32년 만이다. 1988년 13대 국회 이후 의석수 비율에 따라 여야는 상임위원장 자리를 나눠 가져왔다.
한민수 국회의장 공보수석비서관은 박병석 의장 입장을 발표하며 "여야가 어제(28일) 협상에서 합의문에 초안까지 만들었으나, 오늘(29일)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면서 "통합당은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한민수 공보수석은 "이에 따라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맡아 책임지고 운영키로 했다"면서 "통합당이 오늘 오후 6시까지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는 것을 전제로 본회의를 7시에 개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원 구성 협상이 불발에 대해 "저희들은 (법사위원장) 후반기 2년이라도 교대로 하자고 제안했지만 그것마저도 (민주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제안하는 7개 상임위원장을 맡는다는 게 견제와 균형 차원에서 그다지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그는 "법사위를 가져오지 못하는 것, 백보 양보해도 나눠서 하는 것도 되지 않는 상황은 민주당이 상생과 협치를 걷어차고 국회를 일방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봤다"면서 "상임위원장을 맡는 건 들러리 내지 발목잡기 시비만 불러일으킬 거라고 판단했다"고 추가 설명했다.
통합당은 이날 오후 1시30분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들의 의견을 모은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향후 국회 과정은 의총을 거쳐 결정하겠지만 저희는 야당 국회의원 역할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적극 국회 활동에 참여하고 견제하고 비판하는 일은 더 가열차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오늘부터 일방적으로 국회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과정에서 교섭단체인 통합당과 협의를 해서 진행했으면 좋겠다"며 "이후의 일방 진행은 저희들이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사진)는 "21대 국회 일하는 국회를 좌초시키고 민생에 어려움을 초래한 모든 책임은 통합당에 있다"고 맞섰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어제 늦게까지 이어진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지만 오늘 오전 통합당이 거부 입장을 통보해왔다"며 "민주당은 통합당을 제외한 제 정당과 협의해 오늘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고 국회를 정상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국민과 약속한 6월 국회 회기 내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를 위해 비상한 각오로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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