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의 '윤석열 때리기'를 두고 여권 내부에서 충돌하는 형국이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먼저 추미애 장관의 최근 발언에 대해 비판하자 같은 당 황운하 의원이 조응천 의원에게 반박하고 나섰다.
황운하 의원은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본질이 희석되지 않아야 한다"면서 "달을 가리키면 달을 보아야 한다. 꼬리가 몸통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썼다.
황운하 의원은 "전체와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채 지엽적 시각에 매몰되면 사물이나 현상의 본질을 깨치지 못한다"며 "견월망지(見月忘指)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달을 봤으면 달을 가리키는 손을 잊으라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추미애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비판과 관련, 조응천 의원이 앞서 "거친 언행이 부담이 된다"고 지적한 데 대한 비판인 셈이다.
황운하 의원은 "검찰 개혁을 지연시키거나 검찰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함부로 검찰권을 행사함으로 인해 불필요한 국가적 혼란과 사회적 갈등이 야기되고 국민의 인권이 침해되는 등 막심한 피해를 주는 경우, 누가 검찰총장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담당해야 하는가"라면서 "법무부 장관은 검찰 개혁을 완수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감독자인 장관과 건건이 대립하려는 검찰총장의 태도를 나무라지 않는다면 식물 장관 아닌가"라면서 "표현 방식을 문제 삼고 싶으면 거기에 앞서 검찰총장의 일탈을 먼저 지적해야 맞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조응천 의원은 같은 날 "검찰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위해서라도 추미애 장관의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며 "최근 추미애 장관의 윤석열 총장에 대한 일련의 언행은 제가 30년 가까이 법조 부근에 머무르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광경으로서 당혹스럽기까지 해 말문을 잃을 정도"라고 비판한 바 있다.
조응천 의원은 "추미애 장관 취임 전 66명의 법무부 장관이 지휘권 행사를 자제하고 총장 의견을 들어 검사 보직을 제청했다"면서 "거친 언사로 검찰개혁과 공수처의 조속한 출범의 당위성을 역설할수록 논쟁의 중심은 추미애 장관 언행의 적절성에 집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추미애 장관이) 거친 언행을 거듭한다면 정부·여당은 물론 임명권자에게도 부담이 될까 우려스럽다. 한번 호흡을 가다듬고 되돌아보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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