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보이콧’ 운동에 동참한 기업들이 100여개를 넘어섰다. 페이스북 주가가 급락하면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재산은 72억달러(8조6000억원) 증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광고 게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기업들이 160여개를 넘었다고 보도했다. 스타벅스와 코카콜라, 펩시콜라, 유니레버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도 가세했다.
이같은 광고 보이콧 움직임은 페이스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게시글을 방치한 데서 비롯됐다.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자들을 ‘폭도’라고 지칭하며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된다"when the looting starts, the shooting starts)”라고 글을 썼다.
트위터는 ‘규정을 위반했다’면서 즉각 경고 딱지를 붙였지만 페이스북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이를 내버려 뒀다.
그러자 여론이 급격히 악화했다. 저커버그 CEO가 트럼프 대통령과 따로 통화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비난 여론은 확산했다. “페이스북은 인종차별과 혐오표현을 방치한다”, “왜 따로 제재를 가하지 않는지 입장을 설명하라” 등 페이스북은 전방위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일부 시민단체가 ‘이익을 좇는 증오 확산을 중단하라(Stop Hate for Profit)’는 시민운동의 일환으로 페이스북을 규탄하는 보이콧 운동을 시작하자 기업들이 가세하기 시작했다.
26일 세계적인 음료 브랜드 코카콜라, 일본 자동차 브랜드 혼다, 초콜릿 브랜드 허쉬 등이 보이콧 행렬에 동참했다. 이어 27일 펩시콜라가 보이콧을 발표했으며 다음 날인 28일 스타벅스도 광고 중단을 선언했다. 이밖에 아웃도어 업체인 파타고니아와 노스페이스를 비롯해 도브, 벤앤제리, 헬만 등도 참여했다.
초기엔 페이스북만 보이콧 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등 다른 SNS에도 그 불똥이 튀고 있닥다고 FT는 전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움직이자 페이스북 주가는 26일 하루 만에 8.3% 하락해 시가총액 기준으로 560억달러(67조2000억원)가 증발됐다.
이 여파로 페이스북 주식을 보유한 저커버그 CEO의 재산도 72억달러 가량 사라졌다. 지난해 페이스북은 697억달러(84조원)의 광고 매출을 올린 미국 2위 온라인광고사업자다. 이번 보이콧이 전세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광고 매출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관련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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