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장 인터뷰] 국민 허인 "IB-글로벌 경쟁력 강화…자산관리 신뢰도 높여야"

입력 2020-06-30 16:29   수정 2020-06-30 16:39



※ 대형 은행들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난처해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수익성이 줄어드는 와중에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가계와 기업에 금융지원을 늘리라는 정부 정책에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위기에 처해있는 신한 국민 하나 우리 농협은행장에게 하반기 경영계획을 물었다.

허인 국민은행장(사진)은 "위험도가 높은 업종에 대한 모니터링과 자산관리부문의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IB 등 신성장부문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허 행장의 답변.

▷하반기 경영 계획을 간단히 설명해주신다면.

"가계와 기업에 대한 코로나19 금융을 계속 지원하는 한편, 자본 적정성 관리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디지털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부문별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작업을 병행할 예정입니다. 하반기 이익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기준금리가 0.75%포인트 내려가면서 순이자마진(NIM)도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금융시장과 국내 경기가 악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로나19 소상공인 대출로 여신이 크게 늘었습니다. 리스크 관리 대책은 어떻게 준비 중입니까.

"하반기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할 것입니다. 부실 위험이 높은 업종과 다중채무자를 대상으로 사전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비대면 금융이 더욱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관련 상품과 서비스 개발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습니까.

"비대면이라는 뉴노멀 환경에서 소비자 접점을 강화하기 위해 모든 서비스를 소비자 중심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누구든 쉽게 비대면 채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취약점을 보완할 것입니다."

▷순이자마진(NIM)의 하락으로 은행업의 본질이 바뀌어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한국의 은행업은 미래는 어떠해야한다고 보십니까.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국내은행 이익의 80% 이상을 책임졌던 예대마진의 감소가 불가피합니다. 신성장 부문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할 것입니다. 고객자산관리(WM)와 자본시장 및 IB부문, 글로벌 부문에서 전략적인 성장을 추진할 것입니다."

▷본격적인 '제로금리' 시대가 눈앞에 온 가운데, 은행에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안은 무엇입니까.

"자산컨설팅 부문에서 변화된 환경에 부합하는 상품과 포트폴리오로 전환하는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비대면 혁신을 통해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고,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는 등의 노력을 진행 중입니다."

▷라임사태 이후 사모펀드 및 은행의 자산관리(WM)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습니다. 향후 WM시장 전망과 전략은 어떻게 세우고 있습니까.

"하반기에도 글로벌 저금리 현상은 지속될 것입니다. 각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정책으로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도 바닥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미·중 갈등, 미 대통령 선거 등은 시장에 악재입니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합니다. 상품 출시 과정에서 전문가들이 잠재 위험 요인을 객관적이고 심도 있게 분석함으로써 엄선된 상품을 선별하는 게 필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상품이더라도 투자 비중이 높으면 안됩니다. 금융의 기본인 포트폴리오를 더욱 중요시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겠습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이 점차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은 어떤 양상으로 펼쳐질 것으로 보십니까.

"빅테크 기업은 플랫폼을 통해 확보한 고객 기반과 대규모 비금융 데이터 및 고객정보를 기반으로 금융업 진출을 본격화할 것입니다. 오픈뱅킹 도입과 마이데이터 사업 등으로 금융권을 향한 공세가 강해질 것입니다. 쉽지 않은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금융 전문성을 바탕으로 통합 자산관리 및 상담 역량 등 경쟁우위 영역을 중심으로 대응할 예정입니다.

핀테크 업체와 협력해 은행 앱의 경쟁력을 높이고 비금융 관점에서 데이터 분석을 할 것입니다.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입니다. 동시에 질 높은 데이터 기반 제휴상품을 만들고, 글로벌 시장에 동반 진출하는 등 빅테크 기업과 협력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습니다."

▷마이데이터 사업(본인신용정보관리업)에 대한 준비는 어떻게 진행 중입니까.

"국민은행은 마이머니 앱을 통해 2016년 9월부터 금융권 최초의 개인자산관리(PFM)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금융권 최초의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을 활용한 자산관리 솔루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시행되면 기존에 국민은행이 보유한 역량과 접목해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디지털 포용을 통해 소외계층에도 도움 되는 서비스를 만들 예정입니다."

▷코로나19로 각국의 국경이 막힌 가운데, 글로벌 전략은 어떻게 세워놓고 있습니까.

"지난 4월 미얀마 현지법인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받았고, 올해 안에 최종 본인가를 취득할 예정입니다.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의 추가 지분 인수 논의도 진행 중입니다. 미얀마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로 이어지는 동남아시아 금융벨트를 완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기존 해외 네트워크의 기초체력을 다지는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건전성 위주 경영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차별화한 디지털뱅킹 모델을 개발해 비대면 서비스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할 생각입니다."

▷전반적인 주가가 여전히 기업 가치에 못 미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이 무엇입니까.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고 각국이 채권매입 등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하면서 은행주 주가도 지난 3월 저점 대비 많이 올라왔습니다. 국내 은행업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약 8%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0.3배에 불과합니다. 저평가가 심각한 수준입니다.

수출이 회복되고 고용이 반등하는 등 경기회복 기미가 보일 경우 은행주 주가는 타 업종대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습니다. KB금융은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지난 4년간 1조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습니다. 작년 말 국내 은행 지주사 최초로 자사주 약 230만주를 소각하기도 했습니다. 내실을 다져가는 경영이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대훈/정소람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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