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래통합당이 내달 1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KBS 2TV 수목드라마 '하라는 취업은 안하고 출사표(이하 출사표)'가 정치적 편향적이라고 비판한데 대해 "조롱거리"라고 비난했다.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30일 "희세의 파쑈 통치로 온 남조선 땅을 살벌한 암흑 천지로 만들어놓고 특대형 부정부패를 일삼으며 여성들을 희롱한 미래통합당이 TV연속극의 부정역으로 형상된 것은 너무나도 응당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미래통합당 미디어국은 25일 논평을 통해 "뒤가 구린 캐릭터는 보수정당 쪽에 배치하고, 정의로운 캐릭터는 진보정당 쪽에 배치해 '진보는 선, 보수는 악'이라는 허황된 구도를 설정했다"면서 "‘진보는 선, 보수는 악’ 외치려면 수신료는 민주당에서 받아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드라마 '출사표' 속 인물소개에 따르면 가상의 정당 '애국보수당' 소속 정치인들은 '공명정대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사람'으로 묘사하고 '다같이진보당' 소속 정치인들은 '부상으로 명예퇴직한 뒤 지역 봉사활동에 전념하다 출마한 경찰 출신' 등으로 설정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통합당 측은 "어느 정당을 겨냥한 것인지 초등학생도 알법한 유치한 작명으로 사실상 여당 홍보, 야당 능멸의 속내를 부끄러움도 없이 드러냈다"면서 "아이러니한 것은 '출사표'에 등장하는 애국보수당의 소속 인물 소개 내용이 다름 아닌 민주당 소속 인사들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국 사태, 윤미향 사태 등으로 입은 정치적 타격을 어떻게든 만회해보려, 이런 저질스럽고도 어처구니없는 설정을 필요로 했던 것은 아닌가"라며 "음주운전, 성희롱, 사학비리 등 문재인 정권의 민낯들을 허황된 드라마 시나리오로 어떻게든 가려보겠다는 사고방식이 이제 공영방송의 품위까지 완전히 실추시키고 있다"고 저격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절반은 보수 성향이다. 더구나 국민 대다수는 이런 유치한 편 가르기를 공영방송에서 보길 원하지 않는다"면서 "불필요한 법적 공방을 할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한다. KBS가 일말의 부끄러움을 안다면 스스로 시정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다음 달 1일 첫 방송될 ‘출사표’는 취업 준비생인 여주인공이 취업 대신 구의원에 도전한다는 내용이다. 이 드라마는 보수당인 ‘애국보수당’ 인물은 음모를 꾸미거나 갑질, 도박, 성희롱 등의 전력이 있는 정치인으로 소개했다. 반면 진보 성향인 ‘다같이진보당’ 소속 인물들은 기부·봉사활동에 전념하거나 정의감이 높은 인물로 등장할 예정이다.
서울대 게시판 스누라이프와 고려대 게시판 대나무숲 등에는 '출사표' 등장인물들의 소개와 더불어 "KBS 수신료의 가치가 하루하루 망가져가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현기증이 난다", "KBS 수신료 잘 쓰이고 있나" 등의 글이 게재됐다.
KBS 수신료를 전기요금에서 분리징수해달라는 주문은 청와대 국민청원 단골 청원이다.
지난해에도 'KBS 수신료 전기요금 분리징수 청원'에 참여한 국민의 수는 20만을 훌쩍 넘어섰다.
청원자는 "현재 KBS 수신료는 전기세에 포함되거나 아파트 관리비에 포함되어 강제 징수되고 있다"면서 "최근 국민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의 파렴치한 행태에 국민들은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은 눈과 귀를 막는 뉴스를 방송하는 공영방송에 수신료 납부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편파 방송, 좌파 연예인 김제동에 대한 과도한 출연료 지급, 강원도 산불 당시 뒤늦은 재난방송 편성, 독도 헬기 추락 사고 당시 한 직원이 이륙 영상을 찍었음에도 이를 속이고 경찰에 제출하지 않았던 점 등이 국민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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