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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2년 만에 독일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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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축구 구단들은 경기 및 훈련영상 촬영,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SW) 활용 등을 각기 다른 업체에 의뢰해왔다. 비프로일레븐은 영상 촬영부터 분석까지 모두 맡는다. 우선 고객 구단의 훈련장과 경기장에 카메라 2~4대를 설치한다. ‘비디오 스티칭’(영상 꿰매기) 기술로 각 카메라가 촬영한 화면을 하나의 파노라마 장면으로 합친다. 인공지능(AI)이 경기 내내 개별 선수를 식별해 따라다니는 ‘오브젝트 트래킹’(대상 추적) 기술로 각 선수의 움직임과 패스·슈팅 횟수를 기록한다.
높은 정확성도 비프로일레븐이 내세우는 강점 중 하나다. 비프로일레븐이 고용한 데이터 분석가들은 AI가 기록한 데이터가 정확한지 검수한다. 데이터는 선수와 구단 관계자들에게 시각화한 자료로 보낸다. 비프로일레븐은 구단 관계자들이 영상을 간편하게 잘라서 회의에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솔루션도 서비스하고 있다.
2015년 비프로컴퍼니를 창업한 강 대표는 설립 초기 아마추어 팀과 K리그 유소년 팀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창업한 지 2년째 되는 해에 사무실을 독일 함부르크로 옮겼다. 그는 “축구산업이 가장 발달한 유럽에서 성공하지 못한다면 결국 실패하게 될 사업 모델이라고 판단했다”며 “근근이 버티면서 ‘좀비기업’이 될 바에는 일찍 망하더라도 유럽에서 사업 가능성을 검증받고 싶었다”고 했다. 유럽 진출 초기에는 지역 하부리그 팀들이 주요 고객사였다. 지난해 강등권에 놓여 있었던 세리에A의 ‘볼로냐FC’가 서비스 도입 후 성적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명문 구단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스포츠계의 구글’ 되겠다”
비프로컴퍼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스포츠산업이 침체된 와중에도 6월 알토스벤처스 등으로부터 1000만달러(약 120억원)의 투자금을 받았다. 누적 투자 유치금은 약 240억원에 달한다. 유럽 진출 당시 9명이던 임직원 수는 75명으로 늘었다.
비프로컴퍼니는 ‘스포츠계의 구글’이 되겠다는 야심찬 꿈을 꾸고 있다. 전 세계 스포츠 데이터를 플랫폼 안에 모으는 것이 목표다. 강 대표는 “축구 플랫폼을 서비스하며 쌓은 노하우는 모든 구기 종목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곳곳에 설치한 카메라를 활용한 중계 서비스, 선수들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스카우팅 플랫폼 등의 신규 사업도 모색하고 있다.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서비스로의 확장도 꿈꾸고 있다. 강 대표는 “아마추어 선수들도 데이터를 분석해 실력을 높이려는 욕구가 있다”며 “AI 기술을 고도화해 서비스 원가를 낮춰 일반인도 편하게 쓰는 서비스를 내놓고 싶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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