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회사채 시장에 아시아 뭉칫돈 '우르르'

입력 2020-06-30 17:23   수정 2020-07-01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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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회사채 시장에 아시아, 유럽 등 해외 투자자가 몰려들고 있다.

미 중앙은행(Fed)이 개별 회사채 매입에 나서면서 회사채값이 안정을 찾은 데다, 환헤지를 감안한 수익률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매력적이어서다. 해외 수요가 몰리면서 금리는 더 떨어졌고, 미국 기업들은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금융산업감독기구(FINRA)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 3월 셋째 주 이후 아시아 금융시장 거래 시간에 투자자들이 사들인 미 투자등급 회사채가 하루 평균 1억8100만달러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올 1~2월에 비해 약 170% 증가한 수치다.

3월 셋째 주 코로나19 여파로 경제 봉쇄가 본격화되자 기업 부도 우려가 높아지면서 미 투자등급 회사채의 국채 대비 스프레드는 4%포인트 이상으로 급등했다. 하지만 Fed가 3월 23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회사채 및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하자 급격히 안정을 되찾았다. 이에 한국과 대만의 보험사, 일본 은행들은 미 국채를 팔고 대신 미 회사채 투자를 확대했다. 유럽의 투자자도 몰렸다. 미 국채 대비 투자등급 회사채의 스프레드는 최근 1.62%포인트까지 좁혀졌다.

해외 투자자들은 그새 채권 금리 하락(채권값은 상승)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만기 7~10년의 엔화 표시 회사채는 3월 23일 이후 0.15% 손실을 기록한 반면 같은 기간 동일 만기의 미 회사채는 환헤지를 감안할 때 17.6% 올랐다.

그래도 여전히 미 회사채의 절대 금리는 높은 수준이다. ICE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인덱스에 포함된 미 투자등급 회사채의 만기 수익률은 지난 26일 기준 연 2.26%를 기록했다. 일본의 0.52%, 유럽의 0.9%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는 기준이 되는 미 국채 금리가 일본,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미 기업들의 채무 불이행 확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환헤지 비용 하락도 미 회사채의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 5월과 6월 3개월물 헤지 비용은 엔화 0.58%, 유로화는 0.8%였다. Fed가 기준금리를 낮춘 덕분이다. Fed가 기준금리를 올렸던 2018~2019년 헤지 비용은 엔화 2.67%, 유로화는 2.87%까지 치솟았다.

Fed는 회사채 매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15일 ‘세컨더리마켓 기업신용기구(SMCCF)’를 통해 회사채 유통시장에서 투자적격 회사채 매입을 시작한 Fed는 지난주까지 AT&T와 월마트 등 40여 개 기업의 회사채를 4억2800만달러어치 매입했다. 이날부터는 ‘프라이머리마켓 기업신용기구(PMCCF)’를 통해 발행시장에서 개별 회사채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SMCCF의 매입 한도는 2500억달러, PMCCF를 통한 매입 한도는 5000억달러에 달한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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