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추경에…사찰 보수·성범죄 교육 넣고 원격의료는 뺐다

입력 2020-07-01 12:04   수정 2020-07-01 13:16


더불어민주당이 독식한 상임위원회에서 '단독'으로 진행한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가 '코로나 추경'이란 대의명분과 달리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과 관련 없는 예산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3차 추경안은 총 35조300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다. 미래통합당이 불참한 상태에서 추경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대응과는 큰 연관성이 없는 예산을 우겨넣은 것으로 파악된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전통사찰 보수 정비, 불교 문화행사 확대 등의 명목으로 799억원을 증액했다. 여성가족위원회는 디지털성범죄 정책 연구와 초·중·고 학생 대상 디지털성범죄 교육 사업 등에 예산 3억4000만원을 늘려 잡았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도 3163억원을 추가로 늘리면서 긴급벌채 사업비 19억원 등을 포함시켰다.

특히 기획재정위원회 추경 심사에선 범여권 정당으로 분류되는 정의당 소속의 장혜영 의원마저 "예산 심의가 아닌 통과 목적의 졸속 운영에 유감"이라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반면 코로나19와 관련이 큰 원격의료 관련 예산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감액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보건복지위원회는 정부 원안대로 소관 추경안을 넘겼지만 "의료법 정비 없이 원격의료 기반이 확대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서 감액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미래통합당은 3차 추경안에 코로나19 관련 예산은 2%밖에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종배 통합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3차 추경을 코로나 조기종식과 소상공인·일자리 지키기로 전면 재편하라"라면서 "코로나19 방역시스템 관련 예산은 6953억원으로 전체 추경 규모의 2%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3차 추경은 1~2차 추경을 통해 마련된 것들이 잘 가동되도록 서포트(후원)하기 위한 예산"이라며 문제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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