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폐가 망가진 환자에 폐를 이식하는 수술이 첫 성공을 거뒀다. 세계에선 9번째 사례다.
2일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은 지난달 21일 코로나19로 폐 섬유화가 진행된 50대 여성 환자에게 폐를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병원에 따르면 중국 6명, 미국 1명, 오스트리아 1명 이어 아홉 번째 코로나19 환자 폐 이식 사례다. 이 환자는 2월 29일 한림대성심병원에 코로나19 중증 환자로 긴급 후송됐으며 입원 당시부터 자발적인 호흡이 어려워 인공호흡기를 장착했다.
다음날 바로 에크모(체외막산소화장치·ECMO)를 착용할 정도로 상태가 크게 악화했다. 환자의 체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금세 사라졌으나 상태는 지속해서 나빠져 폐가 딱딱하게 굳는 폐 섬유화가 진행됐다.
이 환자는 입원 후 3월 초에 단 한 번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양성'이 나오고 이후에는 줄곧 '음성'이었다. 결국 환자는 입원 다음 날인 3월 1일부터 폐 이식 전날인 6월 20일까지 112일 동안 에크모 치료를 받았다.
코로나19 환자 중 세계 최장기간 에크모 장착이라고 병원은 전했다. 장기간의 에크모 치료에도 불구하고 폐 이식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 환자는 현재 스스로 호흡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 오랜 침상 생활로 약해진 근력을 다시 키우는 재활 운동도 하고 있다.
김형수 한림대성심병원 에크모센터장 흉부외과 교수는 "코로나19 환자 중 국내에서 최고의 중증 치료 사례였다"며 "건강하고 젊은 코로나19 환자도 폐 섬유화가 진행되면 폐 이식까지 갈 수 있으니 젊다고 방심하지 말고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의 노력을 지속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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