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는 안돼도 블랙핑크는 된다? 한복에 대한 이중잣대

입력 2020-07-02 10:13   수정 2020-07-02 10:15



그룹 블랙핑크(BLACKPINK)가 신곡 'How You Like That'을 발표하고 인기몰이 중인 가운데 뮤직비디오와 무대 의상인 '한복'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 사이에서 "블랙핑크 변형 한복 예쁘다", "한복을 세계에 더 널릴 알릴 기회다"라는 호평이 이어지는 가운데 "블랙핑크 입은 게 한복처럼 보인다고? 나는 무희들이 입는 옷 같던데?", "전통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등 설전이 오가고 있는 것.

게다가 지난해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변형된 한복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가 "품위가 없다", "기생 옷이냐"며 십자포화를 당했던 터라 세계적인 걸그룹 블랙핑크에게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왔다.



블랙핑크는 지난달 27일 오후 1시(한국시간) 미국 NBC 간판 프로그램 '더 투나인 쇼 스타링 지미 팰런'(The Tonight Show Starring Jimmy Fallon, 이하 '지미 팰런쇼')에서 'How You Like That' 무대를 최초 공개했다. 해당 무대는 동시 접속자 수 21만 명을 기록, 블랙핑크의 글로벌 입지를 실감케 했다.

이후 블랙핑크는 64개국 아이튠즈 송 차트 1위, 뮤직비디오 공개 32시간 만에 1억 뷰 돌파 등 대기록 행진을 펼쳤다. 해외 유력 매체들도 이들의 역대급 컴백을 앞다투어 보도했다.

블랙핑크는 이번 신곡에서 한복을 활용한 의상 스타일을 선보여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블랙핑크가 '지미 팰런 쇼' 무대 의상으로 한복을 택한 덕분에, 한복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도 치솟고 있다.



블랙핑크에게 한복을 제공한 한 업체의 대표는 블랙핑크의 의상에 대해 "예전 조선 시대 때 무관들의 공복이 철릭이라는 옷이다. 춤추기 편하게 기장을 많이 줄여서 짧은 드레스 형태로 변형해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니가 착용한 핑크색 봉황문 도포에 대해 "선비들이 입었던 일상복이다. 퍼포먼스 때문에 길이를 조금 더 잘라서 저고리 형태로 입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팬들의 관심이 굉장히 높아졌고 실제로 한복 구매 문의가 굉장히 많이 오고 있다. 이번을 계기로 한복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2019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는 전년도 수상자들이 노출이 심한 한복을 입고 나와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박술녀 한복연구가는 이같은 논란에 "현대적으로 바꾸더라도 전통성을 너무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박 씨는 "시대가 바뀌고 있고, 한복을 그대로 박물관에 있듯이 우리가 입자는 생각은 아니지만 우리 한복이 가지고 있는 고유성이 있지 않나. (한복을) 바꾸더라도 전통성을 너무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라며 "세계 속의 한복인데, 너무 지금 SNS를 뜨겁게 달구는 그런 쪽에서 재조명되는 건 좀 슬픈 일이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가 지켜가야 되는 우리 옷이니 더 생각하면서 만들면 좋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2019 미스코리아 선발전에 미스코리아들이 입고 등장한 퓨전 한복은 과도한 노출로 코르셋 속옷을 연상케 해 성상품화 논란을 일으켰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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