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연예인들이 코로나19 시국에 노래방을 방문해 즐거운 유흥을 즐기는 모습을 대중들에게 공개했다가 질타를 받고 있다.
최근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산 당시 세계적인 그룹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세븐틴 민규 등 다수의 아이돌 멤버들이 이태원 주점을 찾았던 일로 공개사과를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당국은 코로나19 고위험시설로 헌팅포차, 감성주점, 유흥주점, 단란주점, 콜라텍, 노래연습장, 방문판매업체, 물류센터, 대형학원, 뷔페식당 등을 열거하며 국민들의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이런 이유로 클럽이나 유흥주점, 노래연습장 등을 방문할 때 개인신상정보가 담긴 QR코드를 반드시 찍어야 하는 규제도 생겨났다.
정부는 1일부터 코로나19 고위험시설에 의무 적용되는 전자출입명부 제도의 계도기간을 끝내고 본격 시행에 돌입했다. 전자출입명부 제도는 고위험시설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접촉자 추적과 역학조사 등에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수집하기 위해 지난달 10일 도입됐다. 그동안은 계도기간으로 진행해오다 의무적용을 하기로 한 것은 고위험시설을 이용하는 이들이 출입자 명단을 허위로 작성하는 등 행위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서울시 역학조사 이태원 클럽 발 감염자는 노래방에서도 급속도로 확산됐다.
마포구 주점 방문 일행 중 한명인 강서구 거주 21세 남성이 관악구 소재 별별코인노래방을 방문했는데, 같은 시간대에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다 확진된 관악구 거주 20세 남성도 이 노래방을 간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역학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3분 간격으로 노래방 내 같은 방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는 이 강서구 확진자가 나머지 일행 4명에게 코로나19를 옮긴 것으로 보고있다. 이태원 클럽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3차 감염으로 확산된 상황이다.
도봉구에서도 노래방을 통해 이태원 클럽 발 3차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앞서 이태원 클럽을 방문하지 않은 도봉구 거주 20대 남성이 창1동 소재 가왕코인노래방을 방문했다가 전날 확진됐다.
그는 지난 7일 오후 9시37분부터 10시10분까지 이 노래방을 사용했는데, 같은 시간대인 9시36분부터 10시54분까지 이태원 클럽 확진자인 관악구 46번 확진자도 이 노래방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다른 방에 있었지만 감염이 이뤄진 것에 대해 환기 공조 시스템을 통해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밀폐된 공간에서 많은 접촉이 이뤄지는 이들 고위험시설에 대한 경각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시국에 대중들에게 인지도 높은 가수 이효리와 윤아가 취중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했다는 것은 청소년이나 일반인들에게 코로나19 전염성의 경계심을 무너뜨리는 영향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2일 이효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직 조심해야 하는 시국에 맞지 않은 행동을 한 점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새 제가 너무 들떠서 생각이 깊지 못했다"면서 "언니로서 윤아에게도 미안하다"고 했다.
윤아 또한 자필사과문을 전했지만 최근 연예계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자필사과문이 만능 해결책이 아니란 것은 자명하다.
그들이 최근 코로나19로 희생하는 의료진을 응원하는 캠페인인 ‘덕분에 챌린지’에 참여했다는 사실은 더욱 대중들을 서글프게 만든다. 행동과 생각이 따로 노는 이중성에 쏟아지는 비난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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