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부터 서울 지하철을 탈 땐 교통카드를 찍지 않아도 요금이 자동으로 결제된다. 고속도로 하이패스처럼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켜놓고 개찰구를 지나가면 요금이 정산되는 '비접촉식 게이트'가 도입되면서다.
서울시는 2일 '포스트코로나 혁신 대시민 보고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 혁신 표준모델'을 제시했다. 이번 보고회에는 서울교통공사 등 서울시 산하 26개 공공기관이 참여했다. 이들 기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128개 사업을 자체적으로 발굴해 이날 발표했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이들이 추진하는 사업에 6116억원을 투입해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교통공사는 2022년까지 서울 지하철 1~8호선에 비접촉식 게이트 556개를 설치해 '지갑 없는 지하철'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감염병 전염에 대한 우려로 언택트 서비스의 확대 요구가 커짐에 따라 고안한 사업이다. 2023년에는 서울 지하철 모든 역사에 비접촉식 게이트를 설치할 계획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전동차 차체에 카메라와 센서 등을 달아 선로 시설물의 변형을 탐색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동차가 알아서 선로 안전을 진단·관리하는 시스템도 구축한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선로 50㎞를 점검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기존 1680시간에서 4시간으로 획기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공사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지하철 승강장 스크린도어 윗부분에 전동차 칸별 혼잡도 정보를 나타내는 시스템도 2023년까지 전 역사에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은 은행에 직접 방문할 필요 없이 앱으로 보증서류와 대출서류를 제출하는 언택트 신용보증 프로세스 구축에 나선다. 여기에는 고객의 동의를 얻어 외부 기관에 있는 각종 정보를 끌어오는 '스크래핑 기술'이 이용된다. 서울산업진흥원은 매년 영세 중소기업 200여개를 대상으로 미국 아마존 등 유명 온라인 플랫폼에 판로 개척을 지원하는 등 언택트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포스트코로나 시대 서울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선봉 역할을 맡아야 한다"며 "공공의 영역부터 언택트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혁명적인 전환을 이뤄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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