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올해 11월에는 통합당의 차기 대선 후보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당 안팎에선 김 위원장이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정상적이라면 새 정부 출범(2022년 5월)을 1년 6개월 정도 앞둔 시점에선 대통령을 하려는 사람이 나와 자기표현을 하고 (대선 레이스를) 시작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이름을 말할 수는 없지만 어떤 자격을 갖춘 사람이 후보로 나설지 머릿속에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도 차기 대선 주자와 관련해 “당 밖에 꿈틀꿈틀거리는 사람이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대선 주자 자격 기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여파로 내년에 경제가 더 어려워질 텐데 이 문제를 해결할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경제 분야 전문가가 대선 후보로 나서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는 “염두에 둔 후보는 비(非)호남 출신이고, 대선 도전 경험도 없다”고도 했다. 이어 “아직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진 않았지만 그럴 의향은 충분히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날 당내에서는 김 위원장이 최근 김 전 부총리에게 대권 도전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올해 64세인 김 전 부총리는 21대 총선 전 통합당은 물론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영입을 검토한 바 있다. ‘과거 40대 기수론을 거론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는 “희망 사항이 그렇다는 것이지, 현재로선 그런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야권 대선 후보 물망에 오르내리는 데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핍박받는 사람을 동정하는 경향이 있다”며 “여권이 자꾸 윤 총장을 핍박하면 진짜 후보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다만 “대권 후보로 염두에 둔 사람은 현재 공직에 있지 않다”고 했다. 자신의 이름이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선 “나이가 있기 때문에 언제 건강이 악화될지 모른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내달 초 새로운 당 정강·정책을 발표한 뒤 당명과 당색 개정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장외에서 대여 투쟁을 벌일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같은 시대엔 그런 투쟁은 그만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