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 창업자마저…"트럼프 재선 못할 것"

입력 2020-07-03 16:44   수정 2020-07-04 01:17

반(反)트럼프 정서가 강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드물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사진)가 태세 전환에 나섰다. 그는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을 비롯한 실리콘밸리 기업에 투자해 억만장자가 된 인물이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틸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기부금을 내거나 다음달 24~27일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공개 지지 연설을 할 계획이 없다고 주변에 알렸다. WSJ는 틸의 측근을 인용, 틸이 트럼프의 상태를 좌초된 배에 비유하며 재선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틸은 2016년 대선 때 도전자였던 트럼프에게 125만달러(약 15억원)를 기부했고,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지지 연설을 했다. 당시 ‘트럼프는 재앙’이라는 최고경영자(CEO)들의 집단성명이 나올 정도였던 실리콘밸리 분위기와는 정반대 행보였다. 틸의 ‘베팅’이 성공하자 벤처기업 투자뿐 아니라 정치 투자에도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트럼프가 소셜미디어에서 ‘막말 논란’을 일으킨 상황에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초기에 적극적인 제지에 나서지 않았던 배경에도 틸이 있었다는 추측이 나온다. 틸이 페이스북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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