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젠투파트너스는 국내 펀드 판매사들에 1조3000억원 규모 ‘KS 아시아 앱솔루트 펀드’와 ‘KS 코리아 크레딧 펀드’ 전체에 대한 환매를 연기하겠다고 통보했다. 지난 5월 레버리지 구조의 채권형 사모 펀드 ‘KS 아시아 앱솔루트 펀드’에 대한 환매 연기를 통보한 데 이어 레버리지를 일으키지 않는 ‘KS 코리아 크레딧 펀드’ 상품에 대해서까지 모조리 환매를 연기하겠다고 통보했다. 이 상품은 국내 우량 금융채권을 담는 채권형펀드인 데다 레버리지 없이 운용돼 비교적 안전한 상품으로 분류돼 왔다.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채권 가격이 급락하면서 레버리지를 일으킨 ‘KS 아시아 앱솔루트 펀드’는 주요 자산 유동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품이 원금을 회복할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레버리지를 일으키지 않은 일반 펀드 환매까지 볼모로 잡아 환매를 지연하고 있다는 게 판매사들의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AUM트리거(운용차입금 중도상환) 조항에 걸려 젠투가 펀드 환매를 중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헤지펀드가 PBS증권사로부터 레버리지를 일으킬 때 일정 수준의 자금을 유지해야 하는 조건이 걸리는 경우가 있다. 이 조건을 유지하지 않으면 AUM트리거 조항에 따라 PBS증권사가 빌려준 돈을 회수할 수도 있다. ‘KS 코리아 크레딧 펀드'에서 환매가 실행되면 젠투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펀드 전체의 AUM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빌린 자금을 회수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환매를 연기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판매사들은 ‘KS 코리아 크레딧 펀드’의 경우 이미 현금화가 돼 있는 만큼 자금 회수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판매사 관계자는 “레버리지펀드로 인해 볼모로 잡혀 있는 펀드 자금 회수를 위해 홍콩 금융당국에 민원과 소송을 제기하는 등 최대한 환매를 조기에 성사시켜 투자자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판매사 간 공동 대응으로 압박 수위를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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