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교 발 동동 구르는데…등록금 반환 예산 끝내 책정

입력 2020-07-03 22:48   수정 2020-07-04 00:37


35조1000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추경안이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대규모로 증액된 정부 원안에서 불과 2000억원을 순감액하는데 그침에 따라 재정 낭비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가장 논란이 되는 증액 사업 중 하나로 대학생 등록금 간접 지원을 위한 예산 1000억원을 꼽고 있다. 지방교부세·지방교육재정교부금 총 4조1000억원을 감액하는 가운데 추가된 예산이기 때문이다.

지방 교육청 재정의 원천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줄어 지방 초·중·고교는 발을 동동 구르게 된 상황에서 여당이 청년층 여론 잡기에만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국회 교육위는 지난달 29일 상임위 예비 심사에서 올해 본예산에 들어 있다가 감액된 대학혁신지원사업을 증액하고 일부 사업을 신설해 총 2718억원을 올려 안을 넘겼다.

하지만 예산소위 과정에서 이 사업 증액 요구를 전액 삭감한 뒤 '대학 비대면 교육 긴급 지원 사업'을 새로 편성해 1000억원을 신규 배정했다. 교육위의 요구보다 1718억원 규모가 줄어든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방교부세는 약 2조원,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약 2조1000억원 총 4조1000억원이 삭감됐다. 이에 정부로부터 교부세와 교부금을 내려받는 각 지자체와 시·도교육청은 기존 사업 축소 및 포기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정부는 매년 내국세 총액의 일정 비율을 각 지자체에 지방교부세(19.2%)로, 시·도교육청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20.3%)으로 내려보낸다. 정부는 이번 3차 추경에서 정부 세입 예측치를 감액시켜 교부세와 교부금을 삭감했다.


각 지자체와 시·도교육청 모두 올해 예산이 이미 편성된 상태라 사업 축소나 포기를 통한 예산안 수정이 불가피하다. 지자체는 재정 여건이 어려운 곳일수록 타격이 클 전망이다. 지방교부세의 97%를 차지하는 보통교부세는 애초 자체 재원이 부족한 지자체에 주는 돈이기 때문이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전국협의회)는 지난 2일 3차 추경 처리에 앞서 이 같은 지방교부세·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삭감에 성명을 내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엄태영 수원시장(전국협의회 대표회장)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당초 2020년 본예산 편성 시 보다 지방세수가 크게 미달되고 있으며 더욱 큰 문제는 경기침체 국면에서 지역경제는 평균 이하의 역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지방교부세의 감액이 아니라 오히려 지방교부세를 증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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