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2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목요대화에서 묘한 대화가 목격됐다. 대선을 염두에 둔 정 총리가 외연확장의 일환으로 개최하는 목요대화는 이 날이 열번째 회동이었고, 주제는 '코로나19와 대한민국,그 과제와 전망'이었다. 자신이 총지취한 'K방역'의 성공을 주요 국정성과로 밀고 있는 정총리가 야심차게 마련한 자리에서 가장 눈길을 끈 화제는 '베트남과 대만의 방역성공이었다.
실제로 한국보다 베트남 대만의 방역성과는 월등하다. 통계가 집히는 아시아 49개국중 한국의 인구 1백만명당 발병자 수는 252명으로 20위,사망자 수는 6명으로 24위에 그친다.
반면 '진짜 방역모범국' 베트남과 대만의 성공은 시간이 갈수록 돋보인다. 제2의 팬데믹 우려에도 감염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최근 3일(6월30일~7월2일)동안의 확진자는 한국은 모두 147명(43·50·54명)에 달하지만,대만은 1명(0명·0명·1명)에 불과하고 베트남은 놀라운 0의 행진(0명·0명·0명)이다.
대만의 'T(Taiwan)방역' 성과도 주목대상이다. 누적 확진자는 448명으로 500명 아래다.1백만 명당 확진자 수는 19명,사망자수는 0.3명에 불과하다. 한국의 1백만 명당 확진자가 252명으로 대만이 13배, 사망자는 6명으로 67배다.
베트남과 대만 방역의 공통점은 이재명 지사의 지적대로 ‘이른 봉쇄’다.베트남은 사태초기 중국과의 국경을 폐쇄하는 한편 해외입국자들은 14일간 격리조치했다. WHO의 방침이 나오기도 전에 외국인 입국을 막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삼성전자가 베트남 최대기업이고 한국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압도적임에도 신천지 집단감염사태가 터지자 예고없이 대구·경북 관광객을 병원에 격리한데서도 대만저부의 의지가 잘 엿보인다.의료 낙후로 치료시설이 적은 단점은 검사를 자주하고 과감하게 격리하는 방식으로 상쇄했다.
코로나 초기 미국 존스홉킨스의대는 가장 위태로운 나라로 대만을 꼽았다. 발병지 중국과 130km 거리에 위치한데다 중국에서 일하는 대만인이 400만명, 항공기 운항도 월 5700회에 달해서다. 하지만 대만은 초기부터 과감하게 중국발 입경을 봉쇄하고 중국인 입국금지조치까지 내렸다. 첫 확진자가 나오자 마자 마스크 수출을 중단하고 물량을 확보해 배포하는 '공적마스크' 의 원조 모델도 제시했다. 확진자 동선을 비공개하고도 확산을 효과적으로 차단한 점도 인상적이다.감염원과 동선을 일일이 공개할 경우 더 큰 혼란을 초래하고 확진자의 자진신고를 저해한다는 판단이었다. 세세한 공개로 대응한 우리나라에 적잖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대륙별로 보면 북미가 320만명으로 가장 많다.미국은 하루 확진자가 5만명을 돌파했다.미국이 전면적인 2차봉쇄에 들어가루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럽(247만) 아시아(240만) 남미(230만)는 200만명대로 비슷하다.아프리카 42만 오세아니아 1만명 등이다. 누적 사망자도 52만명으로 50만명을 넘어섰다. 유럽과 북미가 각각 19만명,17만명으로 가장 피해가 컸다.8만7000명의 남미가 뒤를 이었고 발원지 중국이 포함된 아시아가 5만9000명으로 가장 선방했다.
우리나라도 사정도 급박하게 돌아간다. 확진자가 1만3000면에 달했다. 꾸준히 감소하더 10여일 전부터 증가세로 반전했다. 최근 이틀 연속 확진자가 50명대를 넘어섰다.지역별로도 수도권 중심에서 대전 충남으로 번지고, 이어 광주로까지 확산되는 모습이어서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대만의 성공요인을 파고들다보면 역설적으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실패를 만나게된다. 당시 대만은 응급시스템이 마비됐고 병원이 환자발생사실을 숨기며 37명의 사망자를 불렀다. 한국 미국 등 대다수 국가에서 사망자가 없었던데 비해 명백한 실패였다. 지금까지 한국의 코로나 방역성과가 그리 나쁘지는 않지만 실패한 부분도 많다. K방역 자랑에 예산과 시간을 투입하기보다 베트남과 대만을 돌아봐야 할 때다.
백광엽 논설위원 kecor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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