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hankyung.com/photo/202007/01.23107580.4.jpg)
1회 충전에 5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3세대 전기차’는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앞당길 ‘게임 체인저(판도를 바꾸는 결정적 요인)’로 꼽힌다. 3세대 전기차는 서울에서 부산까지(456㎞) 충전 없이 한 번에 달릴 수 있다. 가솔린(휘발유)과 디젤(경유) 등 화석연료를 쓰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와 대등한 주행거리다. 충전시간도 대폭 단축된다. 지금은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충전이 가능한 급속충전기를 이용하더라도 1시간은 꼼짝없이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3세대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 20분 충전만으로 500㎞를 주행할 수 있다.
국내에선 현대자동차가 2016년 출시한 아이오닉 일렉트릭(1회 충전 주행거리 200㎞)과 기아차가 2017년 선보인 쏘울 EV(180㎞), 르노삼성자동차가 같은 해 내놓은 SM3 ZE(213㎞) 등이 1세대 전기차로 분류된다. 1회 충전으로 서울에서 충청권까지만 운행할 수 있었다.
전기차는 2세대로 넘어오면서 주행거리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현대차가 올해 1월 출시한 코나 일렉트릭 2020년형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406㎞에 달한다. 기아차가 3월 내놓은 2021년형 쏘울 부스터 EV(386㎞)와 2020년형 GM 쉐보레 볼트(414㎞) 등도 2세대 전기차에 속한다.
현대차는 내년 초부터 차세대 전기차(코드명 NE)를 생산한다. 1회 충전거리가 450㎞(항속형 기준)를 웃돌고 급속 충전 시 15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차체 길이(4635㎜)와 폭(1890㎜)은 중형 SUV 싼타페와 비슷한 수준이다. 대신 내부 공간 규모를 결정짓는 휠베이스(앞뒤 바퀴축 사이 간격)는 3000㎜에 달한다.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2900㎜)보다 길어 넉넉한 공간을 갖춘다.
폭스바겐은 오는 9월부터 준중형 세단 ID.3 전기차를 고객에게 인도한다. 현대차 NE와 마찬가지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MEB)을 활용한 첫 전기차다. 모델에 따라 최대 550㎞를 충전 없이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은 두 번째 3세대 전기차인 ID.4도 공개했다. 이 차량은 소형 SUV 형태다.
GM은 내년 하반기께 GMC 허머 EV 픽업트럭을 선보일 예정이다. 픽업트럭이 인기인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결정이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이 경쟁 상대가 될 전망이다. 메르세데스벤츠도 내년 전용 플랫폼(MEA)을 활용한 S클래스급 전기차 EQS를 내놓을 계획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도 전기차 지원을 핵심 경기부양책 중 하나로 밀고 있다. 올해 만료될 예정이었던 친환경차 감세 혜택을 2022년까지 연장했다. 배터리 충전 인프라 확충에도 작년의 10배 규모인 27억위안(약 4614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중국 베이징시 정부는 최근 최소 5만 대 규모의 전기차 충전시설을 2022년까지 구축하겠다는 내용의 전기차 지원책을 발표했다. 수명이 다했거나 고장 난 배터리를 바꿀 수 있는 ‘배터리 교체소’도 100곳 이상 마련하기로 했다.
한국도 전기차 보조금과 충전소 확대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1분기(1~3월) 전기차 보급대수는 1만1096대로 전년 동기(5608대)보다 97.9%나 급증했다. 반면 7828기에 달했던 전기차 신규 충전기는 올해엔 2620기에 그칠 전망이다.
김보형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kph21c@hankyung.com
2. 전기자동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 각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고 세금을 깎아주는 등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내연기관 자동차 사용자들에게 불공평하지 않을까.
3. 전기자동차 사용이 보편화되면 기존 내연기관(엔진)과 변속기를 개발·생산하던 완성차업체 해당 부문과 부품업체의 인력은 어떻게 구조조정해야 할까.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