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악화된 경영환경 속에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여름 소비자 지갑 열기에 나섰다. 각 브랜드별로 특색있는 신제품 출시와 함께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선 모습이다.
3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지난 3월 한국에서 아시아 국가 중 처음이자 세계 네 번째로 새 버거 제조법인 '베스트 버거'를 도입한 후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는 것으로 전해졌다.
맥도날드는 버거 맛 개선을 위해 빵(번)은 더 쫄깃하고 촉촉하게 바꿨다. 패티와 치즈 등도 개선했다. 패티의 경우 육즙을 가두기 위해 그릴 위아래 사이 공간을 9.4% 더 넓혔다. 이와 함께 꾸준히 '트리플 치즈버거’ 등 신제품과 '쿼터파운더 치즈 디럭스' 등 한정판 버거를 선보이며 소비자 공략에 나선 모십이다.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이사는 지난달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로 어려운 와중에도 1~4월 누적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증가했다”며 “달라진 맛과 함께 맥드라이브(드라이브 스루), 맥딜리버리(배달) 등 선제투자가 시너지를 냈다”고 설명했다.
모양으로 승부수를 낸 곳도 있다. 지난달 ‘버거 접습니다’란 문구를 담은 포스터로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낸 롯데리아는 지난 1일 '폴더버거'를 선보였다.
폴더버거는 두 장의 빵 사이에 내용물을 끼운 형태의 기존 버거와는 달리 타코와 같이 한 장의 빵을 접은 모양새다. 빵을 접어서 깔끔하게 한 손으로 들고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폴더버거'란 이름을 붙였다. '비프'와 '핫치킨' 등 두 가지 맛으로 출시됐다. 최근 '1인 혼닭', 채식버거인 '미라클 버거' 등 시도에 이어 형태가 다른 버거 메뉴를 내놓은 것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기존 버거와는 다르게 ‘형태의 차별화’로 개발됐다"며 "유니크(Unique)한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사딸라' 등 '밈(meme)' 트렌드 마케팅으로 주목받은 버거킹은 2017년 여름 인기제품을 되살렸다. 국내산 붉은대게살이 들어간 크랩케이크와 쇠고기 패티가 특징인 ‘붉은대게 와퍼,’ ‘붉은대게X’ 2종을 선보이고 나섰다. 해당 제품은 출시 4주 만에 100만개가 판매되며 반응도 긍정적이다. 버거킹은 매장 확장 전략도 이어가 최근 400번째 매장을 열었다. 2017년 300호점 개점 이후 3년 만에 100개 매장을 추가한 것이다.
지난해 8월 등장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을 내세운 노브랜드 버거는 10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300만개를 돌파헀다.
노브랜드 버거 운영사 신세계푸드는 "주요 매장에서는 하루 1000개가 넘는 판매량을 내며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량이 300만개를 넘어섰다"며 "업계에서는 매장 당 하루 판매량이 1000개 이상이면 매우 좋은 실적"이라고 소개했다. 신세계푸드는 가맹점주에게 매출의 8%를 로열티(상표사용권)로 받는 방식으로 가맹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다만 한 발 앞서 가성비 버거 전성시대를 연 맘스터치는 가격 인상과 리뉴얼 후 메뉴 운영에 혼선을 빚는 등 엇박자를 내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가 타격을 입었으나 배달 수요 등이 늘어나면서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선 모습"이라며 "관건은 향후 코로나19 사태 재확산가 될 것이어서 업계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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