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열린 경주시체육회 인사위에 참석한 감독은 "나는 (최숙현 선수를) 때리지 않았다. 오히려 팀닥터의 폭행을 말렸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감독은 본인이 최숙현 선수를 트라이애슬론(철인3종)에 입문시켰으며, 다른 팀으로 옮기는 것도 본인이 주선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월까지는 최숙현 선수로부터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고맙다', '죄송하다' 등의 메시지도 받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감독의 입장은 5개월 전 감독이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에게 보낸 문자 내용과는 상반되는 내용이라 진실공방이 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최숙현 선수가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법적 절차를 밟자 감독은 최숙현 선수의 가족에게 사과했다. 당시 감독은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에게 문자를 보내 "염치없고 죄송하다. 무릎 꿇고 사죄드린다"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행위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죄송하다"라는 말을 반복했고 "내가 다 내려놓고 떠나겠다"고 사퇴 의사까지 밝혔다.
감독은 이어 "아내와 아이가 나만 바라보고 있다. 먹고 살 수 있는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조금만 시간을 달라"며 "숙현이 힘들고, 치료되지 않은 부분은 내가 책임지겠다"고 간곡하게 호소했다.
최숙현 선수의 유족이 공개한 녹취록에는 감독이 최숙현 선수를 폭행하는 장면이 나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팀닥터가 최숙현 선수를 폭행할 때 감독이 방조했다는 점은 유추할 수 있다. 특히 폭행이 벌어지는 동안 감독이 "닥터 선생님께서 알아서 때리는 데 아프냐", "죽을래", "푸닥거리할래" 등의 말로 고인을 더 압박한 정황도 읽을 수 있다.
한편, 경주시체육회는 감독이 선수단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판단에 따라 감독을 직무에서 배제하기로 한 상태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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