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5G(5세대 통신) 네트워크 장비를 구축하는 것을 시작으로 신흥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3일 화웨이에 따르면 남아공 기반 글로벌 통신사 MTN은 화웨이 장비 기반의 5G 모바일 네트워크를 요하네스버그 케이프타운 등 남아공 주요 도시에 구축했다.
MTN은 요하네스버그에 5G망을 구축하기 위해 화웨이의 대용량 다중입출력장치를 사용했다. 또 보다 넓은 지역에 5G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1GHz(기가헤르츠)에 4G와 5G 사이에 기존 4G 기지국을 5G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으면서도 더 넓은 5G 커버리지 확보가 가능한 다이내믹스펙트럼쉐어링 솔루션을 이용했다.
남아공 현지 여러 장소에서 화웨이 5G 장비의 속도 성능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다운로드 최대 속도는 700Mbps(1Mbps는 1초당 100만 비트를 보낼 수 있는 전송 단위) 이상, 업로드 최대 속도는 100Mbps 이상을 기록했다고 화웨이는 설명했다. 지연시간(레이턴시)은 15밀리세컨드였다.
스톤 판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구축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하는 소비자들이 원격 환경에서도 일상생활과 업무를 성공적으로 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디지털 경제가 촉진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화웨이의 이번 남아공 수주는 서방 국가들의 '탈(脫)화웨이'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얻어낸 성과다. 화웨이는 지난 2년 간 글로벌 5G 장비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최근 들어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의 화웨이 통신장비 퇴출 움직임이 잇따르면서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상태다.
수혜는 삼성전자가 얻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로가 집계한 올해 1분기(1~3월) 5G(5세대) 이동통신 장비 시장 점유율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3.2%로 직전 분기(10.4%)보다 3%포인트 가까이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상위 5개 기업 중 시장점유율 상승 폭이 가장 높았다.
이 기간 화웨이는 35.7%로 1위를, 스웨덴 에릭슨과 핀란드 노키아가 각각 24.6%, 15.8%로 그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와 3위 노키아의 점유율 격차는 직전분기 10%포인트가량이었지만 최근 2.6%포인트로 좁혀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캐나다의 비디오트론에 이어 올해 2월 미국 US셀룰러, 3월 뉴질랜드 스파크, 6월19일에는 캐나다 텔러스와 5G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5G 시장 점유율 '잰걸음'에 나서고 있다. 특히 텔러스의 경우 기존에 화웨이 장비를 100% 사용하고 있었으나, 이번에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장비로 교체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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