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남권 개발 이익이 강남에만 독점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강남 3구의 개발이익을 비(非)강남 22개 지역에도 쓸 수 있도록 ‘개발이익의 광역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행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지구단위계획구역 수립 시 개발주체로부터 받은 공공기여금은 관할 자치구 내에서만 활용할 수 있다. 올해와 내년 공공기여금은 총 2조 9558억 원에 달한다. 이 중 81%인 2조4000억원이 강남 3구에서 발생한다. 나머지 22개 구의 공공기여금은 총 금액의 19%에 해당하는 5500억 원에 불과하다.
박 시장은 “서울시 인구의 17%(165만명)가 살고 있는 강남 3구에 공공기여금의 81%가 몰려있다”며 “1인당 공공기여금 혜택을 환산하면 강남 3구는 145만 원, 나머지 22개 구는 6만 8000원으로 무려 21.3배 차이가 난다”고 적었다.
그는 현대차의 GBC 공공기여금 1조 7491억원이 강남에 투자되는 것에 대해 “답답한 심정을 억누를 수 없다”고 했다. GBC 공공기여금은 단일 개발 건 중 서울시에서 가장 큰 금액이다.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과 잠실주경기장 리모델링 등 강남구와 송파구 9개 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박 시장은 “국토부 담당자들이 ‘개발 이익의 광역화’를 반대할수록 강남 3구 안에서의 ‘개발과 이익의 선순환’이 지속되고, 강남과 강북간 불균형이 커져 강남 집값은 더더욱 오를 것”이라고 국토부를 비판했다.
이날 국토부는 협의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박 시장이 SNS로 발언한 것에 대해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GBC의 경우 이미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공공기여금의 용처가 정해진 데다 자치구 등 다른 기초단체들의 의견도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시의 요청으로 공공기여금 관련 시행령 개정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결정된 것은 아직 없다”며 “서울시 외 다른 광역시에서도 이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충분한 법적·제도적 검토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수정/최진석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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