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BK란 국내 종목투자, BK(brokerage)에서 벗어나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직접 종목에 투자하는 방법을 말한다. 출발은 빠르게 진전되는 글로벌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 투자 유망한 기업이 해외에 많이 있다면 주식 투자자도 그 방향으로 따라가야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배경에서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라는 용어가 나올 만큼 각 분야에서 대변화가 일고 있다. 경제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세계화 퇴조’와 ‘공급망 재편’이다.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의 유일한 대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의 이동이 제한되면 상품과 자본의 이동도 제한되기 때문이다.
반면 자급자족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범세계주의’보다 ‘보호주의’가 지속되는 추세에서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수출’보다 ‘내수’, ‘오프쇼어링’보다 ‘리쇼어링’, ‘아웃소싱’보다 ‘인소싱’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정치적으로도 자국의 이익을 중시하는 극우주의 세력이 더 힘을 얻는 추세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GBK의 필요성이 줄어들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에 나간 선진국 기업이 본국으로 회귀하고, 신흥국 기업은 잠재력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GBK의 필요성은 오히려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투자 대상 기업의 위치만 바뀔 뿐이다.
GBK는 환율, 세제, 투자정보 취득 면에서 어렵다고 한다. GBK를 생소하게 받아들이는 국내 투자 여건에서는 더 그렇다. 하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어렵지만 반드시 가야 할 투자 여건에서 주식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책은 자본주의 본질에 충실하는 길이다. 증시는 자본주의의 본질이 가장 잘 반영되는 꽃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시대에 주식을 공급하는 주체는 우량과 비우량 기업 간 격차가 벌어진다. 주식을 사들이는 주체도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격차가 더 벌어진다. 주식 공급과 수요 여건을 조합하면 가장 손쉽고 수익률이 높은 GBK 종목이 나온다. 코로나 사태에도 더 오른 MAGA(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애플)와 같은 종목이다.
기업은 생존을 위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형성될 산업 추세에 맞춰 새로운 상품을 찾기에 분주하다. 그중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알파 라이징 종목’이다. 알파 라이징 종목이란 현존하는 기업 이외라는 관점에서 알파()가, 코로나 사태 이후 더 떠오른다는 의미에서 라이징(rising)이 붙은 용어다. 클라우드, 온디맨드. 리모트, 온라인 스트리밍, 네트워크 5G, 인공지능 등의 영어 첫 글자를 딴 ‘CORONA’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
빈곤층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즉 BOP(bottom of the pyramid) 관련 종목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BOP계층은 세계 인구(74억 명)의 72%인 50억 명에 이를 만큼 많은 데다 평균소비성향(소득 대비 소비 비율)이 높아 시장 규모도 10조달러가 넘는 거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BOP계층은 중산층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높아 ‘넥스트 마켓’으로 불리고 있다. 음식료가 대표 업종으로 코로나 사태에도 크게 올랐다.
새로운 추세와 관계없이 일정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제러미 시걸(미국 와튼스쿨 교수)형 종목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시걸형 종목이란 그때그때 경기와 증시 전망에 따른 인기주, 주도주와 관계없이 10년 후에 돈이 되고 20년 후에는 노후가 대비되면서 30년 후에는 자녀에게 상속이 가능한 주식을 말한다. 기업 수명이 오래된 모든 종목이 해당된다.
지난 3월 중순 이후 세계 주가가 국별 평균 40% 이상 올랐다. 가장 많이 오른 미국과 한국 주가는 고평가 부담이 있다. 투자 기간을 올 하반기로만 놓고 본다면 기업공개(IPO) 종목, 세컨더리 마켓에 많이 출회될 흑자도산 기업, 국가별로는 상대적으로 덜 오른 중국 주식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GBK가 활성화되면 강남 집값도 안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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