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으로 수수료를 옵션 계약당 1달러 미만으로 낮춰 개인들을 끌어들이고,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 경력을 거짓으로 답해도 걸러내지 않고 옵션 거래를 허용한 로빈후드의 상업성이 도마에 올랐다. 주식투자 앱이 주식거래 공짜 수수료로 고객을 유인한 뒤 옵션 등 파생상품으로 수익을 챙기고 있다는 비판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등락 장세에서 수익을 거둔 개인투자자들이 ‘대박’을 꿈꾸며 고위험 상품인 옵션에까지 진출했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는 일정 금액(프리미엄)을 지급하고 주식 등을 나중에 정해진 가격으로 사거나 팔 권리(옵션)를 갖게 된다. 투자자의 예상대로 주가 등이 움직이면 비교적 소액을 투자하고도 상당한 차익을 거둘 수 있다. 투자자의 생각과 시장이 반대로 움직이면 큰 손실을 보게 된다.
이런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파생상품 거래에 나서는 개인투자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S&P500 편입 상장사 주가 향방에 베팅할 수 있는 옵션을 1계약(계약당 100주)씩 소액으로 거래한 비중은 지난해 1월 9%에서 지난달 12%로 늘어났다. 특히 전기차업체 테슬라 등 인기 주식의 옵션 매매량에서 단일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 수준일 정도로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골드만삭스는 “개인들이 옵션 가격을 올리고, 그 결과 옵션 투자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고 경고했다.
세계적으로 개인투자자가 급증하면서 향후 주가가 하락할 경우 사회적으로도 큰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일본에서는 지난 2~4월 신규 개설된 온라인 주식거래 계좌가 82만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인도, 필리핀, 태국 등 아시아 각국에서도 주식거래 계좌 신규 개설 건수가 급증했다. 태국에서는 올 들어 5월까지 14만6250명이 신규 계좌를 개설했다. 지난해 전체 개설 건수보다 많다. 필리핀 증권사인 AAA 사우스이스트 에쿼티즈에 따르면 3월부터 지난달까지 개설된 온라인 계좌는 과거보다 2~3배 급증했다. 인도의 신규 계좌 개설 건수는 3월부터 지난달까지 180만 개를 기록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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