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일하는 방식을 가장 앞장서 혁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재 확보 수단 중 하나로 여길 정도다. 가장 먼저 시행한 재택근무 경험을 활용해 유연근무를 도입하고 화상면접을 통한 ‘언택트(비대면) 채용’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태원 회장 “인재 확보에 힘써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3월 화상회의로 열린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각 관계사가 위기 돌파를 위한 생존 조건을 확보하고, 근무형태 변화 경험을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위한 계기로 삼아줄 것을 당부했다.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그룹의 16개 주요 관계사 CEO가 참여하는 그룹 고유의 경영협의 기구다. 평소 최 회장은 참석 대상이 아니지만 이날 회의에는 후반부에 직접 참여해 특별 메시지를 전했다.
최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각사가 미증유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생존 조건을 확보하는 데도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최 회장은 “시장의 어려움이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각사는 스스로 생존을 위한 자원과 역량 확보는 물론 투자자들에게 지속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얻는 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SK그룹의 주요 계열사들도 채용 업무 방식을 과거와 다르게 혁신하며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풀HD급 비대면 면접한 SK텔레콤
SK텔레콤은 비대면 시대를 맞아 신입사원 정기 채용에선 처음으로 비대면 그룹 소통 방식인 ‘인:택트(Interactive Untact)’ 면접을 실시했다. 자체 개발한 ‘그룹 영상통화 솔루션’을 활용해 다자 간 상호 의견을 주고받는 그룹면접 방식을 선보인 것이다.이를 위해 면접자들이 동일한 환경에서 공정하게 면접을 치를 수 있도록 자체 개발한 ‘그룹 영상통화’ 솔루션을 활용하는 한편, 면접에 필요한 태블릿PC와 태블릿 데이터도 무제한으로 지원해 데이터 환경에 따라 끊김 등이 발생할 우려를 사전에 차단했다. 화질은 풀HD급이다.
허준 SK텔레콤 기업문화센터 HR2그룹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우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SK텔레콤이 보유한 역량을 결집해 지원자들이 안전하고 공정하게 면접에 임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챗봇’ 도입한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도 3월부터 진행 중인 모든 채용에 화상면접을 도입했다. SK이노베이션의 이 같은 시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색된 기업들의 채용이 재개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화상면접은 지원자가 집에서 노트북, 데스크톱 등을 통해 면접관과 질의응답을 하는 방식이다.SK이노베이션은 채용 업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일환으로 구직자들의 각종 질문에 자동으로 답변해주는 ‘챗봇’도 지난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챗봇은 구직자와의 앞선 대화 맥락을 파악해 이후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한다.
김상호 SK이노베이션 인재개발실장은 “침체된 고용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선제적으로 채용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외부 인재 육성도 병행
SK그룹은 인재경영의 철학을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도 확산하고 있다. SK(주) C&C는 3월 경기 성남 분당사옥(SK u-타워)에서 정보기술(IT) 전문가를 꿈꾸는 장애청소년을 위한 ‘2020 행복IT장학금 전달식’을 열었다. 올해로 16회를 맞는 이날 행사는 SK(주) C&C 직원과 한국장애인재활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SK(주) C&C 행복IT장학생’으로 선정된 학생들을 축하하고 격려하는 자리였다.선정된 학생들은 고등학생 3명과 대학·대학원생 34명, ‘씨앗(SIAT:SK(주) IT Advanced Training) 2.0’ 장학생 10명 등 총 47명이었다. 총 1억50만원의 장학금이 전달됐다. 씨앗은 SK(주) C&C가 운영하는 장애인 IT전문가 육성 및 취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행복IT장학금은 지난 1년간 사내 온·오프라인 성금 모금 캠페인에 직원 550명이 참여해 조성했다. 사내 매점인 ‘팀잘먹(팀장님 잘 먹겠습니다)’의 적립금(매출 2%)과 구성원 외부 강의료 등이 더해졌다. SK(주) C&C는 2005년부터 현재까지 총 12억1877만원의 성금을 모아 862명의 행복 IT장학생을 후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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