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창] 中 소비시장, 크기보다 변화를 주목할 때다

입력 2020-07-06 18:07   수정 2020-07-07 00:13

중국 경제에 회복 신호가 뚜렷하다. 경기 선행지표인 구매관리자지수(PMI)가 확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선진국의 경제 회복으로 수출 부진도 완화되고 있다. 오는 16일 발표될 2분기 경제성장률은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 확실시된다. 정부의 경기 부양정책에 힘입어 투자도 기지개를 켤 조짐이다.

문제는 소비다. 지난 1분기 1인당 실소득이 물가 요인을 고려하면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고 소비지출은 12%나 줄었다. 2분기 들어서도 생산, 투자와는 달리 회복 속도가 더디다. 보상성 소비나 보복성 소비는 희망 사항에 그쳤다는 평가다. 경제가 잘 돌아가려면 생산과 투자가 소비로 이어져야 하는데 연결고리가 아직 단단하지 않다. 생산과 투자는 조직적인 활동이다. 위기가 발생하면 중국처럼 정부의 통제력이 강한 국가에서는 단기간에 수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 소비는 다르다. 개인의 행위다. 한 번 떨어지면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

소비가 완전히 제자리를 잡기 전까지는 회복 속도보다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최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후 지난 5개월간 중국 소비시장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나?

소비는 장소에 따라 외출소비와 재택소비로 구분된다. 전자에 충격이 집중됐다. 일부 외출소비는 재택소비로 대체됐다. 식당 매출은 급감했지만 온라인 식품 판매가 증가한 것이 그 사례다. 2003년 사스 발생 후 급성장한 전자상거래와 물류 발전으로 온라인거래 상품 수가 늘어난 것이다. 서비스 영역에서도 교육, 게임 등은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일부 대체했다. 물론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은 여전히 매우 많다. 관광, 교통, 주거 등은 이미 경기가 대폭 위축된 데다 충격 기간도 길어질 전망이다.

소비는 필요성에 따라 필수소비재와 선택적 소비재로도 나뉜다. 필수소비재는 급속히 회복됐지만 선택적 소비재가 부진해 전체 소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자동차는 조금 다른 양상이다. 처음엔 외출이 감소하고 석유제품 매출이 하락하면서 자동차 수요가 얼어붙었으나 안전을 위해 대중교통보다 자가운전 수요가 늘어나면서 5월부터 판매가 개선되고 있다.

온라인 채널을 좀 더 들여다보자.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컸던 2월에 온라인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성장세도 압도적이다. 1~5월 톈마오와 징둥이 팔아치운 금액은 한화로 20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상반기 최대 쇼핑 이벤트인 6·18 행사 기간의 매출은 150조원에 육박한다.

신유통을 이끄는 다른 매장들도 중국의 달라진 소비시장 기상도를 보여준다. 신선식품 판매장인 허마셴성과 메이르유셴은 주문량이 3배 내외로 증가했고 40세 이상 사용자 수도 부쩍 늘었다. 방역용품의 온라인 거래 물량은 약 70배 증가했고 간편식은 12세 아동부터 80세 노인까지 고객층이 확대됐다. 온라인소비가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전체 소비재 소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로 커졌다. 앞으로 더 많은 새로운 상품이 온라인으로 거래될 전망이다.

“생존할 것이다. 그러나 달라질 것이다.” 《초예측, 부의 미래》를 쓴 유발 하라리는 미래를 변화의 키워드로 내다본다. 아시아 외환위기, 글로벌금융위기, 사스…. 위기 때마다 세계는 중국 경제를 우려했지만, 중국은 변신을 거듭해 왔다. 코로나 위기 속에 온라인이 소비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제 중국 시장 진출의 무게 중심도 시장 크기보다는 변화에 맞춰야 한다. 중국을 섣불리 판단하기보다는 잘 관찰하는 것이 그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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