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극장업계와 증권사에 따르면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인 CJ CGV가 올 상반기 약 1400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리포트에서 CJ CGV의 올 상반기 영업손실을 138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베스트증권은 CJ CGV 2분기 영업손실을 673억원으로 추정했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1분기에 각각 300억원과 2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분기에 관객 수가 더 줄어든 만큼 양사의 합산 손실 규모는 최소 5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극장업계의 상반기 경영실적은 집계 중이지만 극장 3사가 상반기에 2400억원 이상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영화관 인근 식당과 카페 등도 줄줄이 폐업했다. 상반기 지역 상권에 대한 극장 관객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전년 대비 70% 수준인 1조5000억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코로나19로 극장 관객이 급감한 탓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 상반기 관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70.3% 감소한 3241만 명을 기록했다. 1월 관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92.9% 수준인 1684만 명이었지만 2월에는 66.9%, 3월에는 87.5% 줄었다. 2분기에는 감소폭이 더 컸다. 4월에는 92.7%, 5월에는 91.6% 줄었고 상업영화들이 개봉하기 시작한 6월에도 83.1% 감소했다. 올 상반기 매출도 70.7% 줄어든 2729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 관객은 1억 명을 넘었고, 매출은 9306억원이었다.
영화산업 매출의 76%를 영화관에서 올리고 있는 만큼 관련 투자 배급사, 제작사, 수입사, 홍보마케팅사 등 영화산업 이해관계자도 고용단절 등 극심한 생존위협을 받고 있다.
멀티플렉스 3사는 대규모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고강도 자구책을 시행했다. CJ CGV는 임직원의 급여 반납과 희망 퇴직, 자율 무급 휴직을 시행했다. 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롯데시네마는 임원들의 임금 30~50%를 반납하고, 직원들에게 무급휴가를 시행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롯데시네마 VOD(주문형비디오)’ 서비스도 종료했다. 메가박스는 2월부터 경영진이 급여의 20%를 반납하고 있고, 임직원의 50%가 유급 휴직했다.
극장업계는 관객 수 격감으로 매출이 급감했지만 임차료는 종전대로 내야 하는 상황이라 큰 적자를 감수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건물주들은 임대료 감면 등 위기 극복을 위한 상생 노력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극장들이 임차료를 이전과 동일하게 부담한다는 것은 공정성과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극장사업자가 생존할 수 있도록 임차료를 감면해주는 건물주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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