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폭로전…제주항공 "이스타, 계약 전부터 구조조정 준비"

입력 2020-07-06 21:12   수정 2020-07-06 23:15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구조조정을 주도했다'는 논란에 대해 "구조조정안은 이스타항공이 자체적으로 준비한 것"이라며 정면반박에 나섰다. 양사가 폭로전을 거듭하면서 이스타항공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주항공은 6일 입장문을 통해 "이스타항공 노조가 제주항공이 구조조정을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와 달리 구조조정은 이스타항공에서 주식매매계약서 체결(3월 2일) 이전부터 기재반납 계획에 따라 준비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스타항공 노조는 지난 3월 9일 열린 양사 간 회의에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직원 405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노조는 제주항공이 정리해고에 대한 보상금 52억5000만원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은 "9일 이석주 당시 제주항공 대표이사와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가 포함된 회의가 진행된 것은 맞지만, 오후 2시에 헤어진 후 오후 5시에 이스타항공에서 구조조정안을 엑셀파일로 보내왔다"면서 "파일의 최초 작성일은 2020년 2월 21일로 주식매매계약(SPA)이 체결된 3월 2일 이전 이스타항공에서 기재 조기반납을 결정한 시기에 이미 작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이는 상당히 구체성이 있는 상세한 구조조정 계획이었다"며 "내용상으로나 전달 시간에 비추어보나 어디까지나 이스타항공이 자체적으로 일정 기간 준비해왔던 구조조정 계획안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이어 "제주항공은 어디까지나 이스타항공 측에서 결정하고 추진한 구조조정 계획의 진행 상황을 매수인으로서 확인한 것 뿐"이라며 "매도인 측에서는 마치 제주항공이 이를 지시한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날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공개한 이 대표와 최 대표 간 녹취록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제주항공은 "(녹취록) 어디에도 제주항공이 구조조정을 지시하는 대화 내용은 없다"며 "체불임금은 딜 클로징(계약 종결)을 빨리 해서 지급하자는 원론적 내용이며 클로징 전에 책임지겠다는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앞서 조종사노조가 공개한 3월 20일자 통화 녹취파일에서 최 대표는 이 대표에게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미지급된 급여를 제주에서 다 줘야 한다. (직원들이) 그것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딜 클로징을 빨리 끝내자. 그럼 그거는 저희가 할 것"이라고 답해 '체불임금 250억원은 이스타항공의 몫'이라는 제주항공의 기존 주장과 배치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제주항공 측은 이번주 내로 이스타항공 인수와 관련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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