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에게 물으면 당연히 (검사장들이) 잘못돠었다고 말하는것 아닌가요? 검철도 법무부도 치우치지 않은 중도 전문가에게 물어야되는것 아닌지. 인터뷰 자체가 이미 결론을 유도하고 있는 듯 합니다. 언론은 공정성이 중요하죠. 너무 한쪽에 치우친 방송이었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 검찰 간부가 총선을 앞두고 언론과 결탁해서 모종의 공작을 시도했다는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이 논란에 대해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일로 검찰 조직이 시끄러운 가운데 YTN 뉴스 방송 후 이같은 글이 게재됐다.
대검찰청이 지난 3일 열린 검사장 회의 결과를 6일 공개했다.
"특임검사 필요하지만 장관 수사지휘는 위법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시대로 전문수사자문단 절차는 중단해야 하지만, 장관의 수사지휘가 위법하다는 의견이다.
대검 기획조정부가 전국 검사장 회의 결과를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검찰총장은 전문수사자문단 절차를 중단함이 상당하고,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위해 독립적인 특임검사 도입이 필요하다"며 추 장관의 의견에 힘을 실었다.
다만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 중 검찰총장 지휘감독 배제 부분은 사실상 검찰총장의 직무를 정지하는 것이므로 위법"이라는 의견도 공통적으로 냈다.
총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본건은 검찰총장의 거취와 연계될 사안이 아니다"라고 의견 일치를 봤다.
앞서 '조국 비판' 청년에 '수꼴'이라고 저격했던 YTN 변상욱 앵커는 '뉴스가 있는 저녁'에서 검사장들 의견 공개와 관련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전화연결을 통해 인터뷰했다.
여야 양측의 입장을 듣거나 중립적인 인물이 아닌 최 대표와만 인터뷰를 했다는 점에서 "뉴스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이어졌다.
최 대표는 "윤석열 총장이 추미애 장관 지휘 거부하면 형사처벌도 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변상욱 앵커는 "법조계 인맥이 있으시니 (묻는데) 현재 검찰 내 분위기는 어떠냐"고 질문했고 최 대표는 "이 상황을 굉장히 걱정하고 우려하는 검사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 "검사들은 총장에 대한 핍박이라기보다는 애초에 이 사건에서 생겼던 문제, 중앙지검과 대검의 충돌처럼 보였던 문제, 그 문제가 어디서 대두된 것인지, 총장이 왜 한동훈 감사를 감싸고 도는 것인지, 그리고 그 사건의 실체가 무엇이고 내용이 무엇이고 중앙지검의 수사는 얼마나 진척됐는지, 이런 부분에 오히려 더 궁금해하면서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는 이날 대검이 공개한 검사장 회의 내부의 "독립적인 특임검사가 필요하지만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 중 검찰총장 지휘감독 배제하는 것은 위법 또는 부당하다"는 공통된 의견과 대치되는 것이다.
최 대표는 앞서 SNS 글을 통해서도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는 윤석열 총장이 판단해서 따르거나 따르지 않으면 그만이다"라며 "전국 검사장들의 의견이 왜 중요한지 모르겠다. 검사장은 검찰청법에도 없는 직급이다"라고 비판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최 대표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 허위 인턴 증명서 발급 의혹으로 재판 중인 사실을 언급하며 "어쩌다 우리나라가 범죄자들이 큰소리 치는 세상이 되었다"고 비판했다.
변 앵커는 과거 '수꼴' 발언 논란으로 뉴스가 있는 저녁 진행을 떠났다가 한 달만에 복귀한 바 있다.
최 대표의 방송 출연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KBS는 '저널리즘 토크쇼 J'에 조 전 장광 관련 언론보도를 비판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최 대표를 출연시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최 대표는 5월 해당 방송에서 KBS의 과거 조 전 장관 관련 보도를 비판하며 "학자 언론인 법조인은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는 역할을 하기 위해 진리를 깨우쳐주고 진실을 알려준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면서 "소중한 기대를 저버리고 진실 훼손한다면 직책을 내려놓아야 한다. 진실 추구 사명감이 사라진다면 돈 많이 받는 곳에 가서 양심 파는 일을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된 것은 최 대표가 조 전 장관 아들의 로펌 인턴 증명서를 허위 발급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라는 점이다. 검찰의 기소내용을 부인하고 있는 그가 '조국 사건'에 대한 편향된 입장을 전하는 것은 당연한 상황이었다. 같은 시간대 방송된 SBS 뉴스에는 주호영 미래통합당 대표가 출연하긴 했지만 인터뷰를 통해 여야 양측의 입장을 고루 전했다.
최 대표의 '저널리즘 토크쇼J' 출연을 놓고 내부 구성원들의 갑론을박도 이어졌다.
KBS 공영노동조합은 즉각 성명을 내고 "피고인 신분이라면 한쪽으로 치우칠 염려가 있는데 방송심의규정에 따른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도 이 같은 패널 선정은 피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KBS 기자인 성 모 전 사회부장은 보도국 전용 게시판에 "조 전 장관 사건의 일부 관여자로 기소됐고, 누가 보더라도 (조 전 장관의) 최측근인 사람을 불러 당시 관련 보도를 평가하게 하는 건 저널리즘 비평이라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윤 총장은 검사장 회의 결과를 보고 받고 추 장관의 수사 지휘에 대한 최종 입장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선 7일께 윤 총장의 입장이 공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추 장관은 검사장 회의가 열리던 날 특임검사 불가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
부당한 수사지휘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는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 지휘·감독권이 명시된 검찰청법 8조에 근거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윤 총장의 입장공개에 따라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간 강대 강의 극한 대립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