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라면업체들이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비상식품' 이미지에 더해 '집밥'이 늘면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라면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중국 등 해외 수출 확대로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깜짝 실적이 예고됐다. 증권가는 일제히 국대 대표 라면 제조사 예상 주가도 올려잡고 있다. 늘상 먹는 라면을 사는 것처럼, K라면 주식도 사볼만한 시기라는 뜻이다.
유안타증권은 농심의 2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웃도는 42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라면에 대한 수요는 1분기엔 국내 중심이었으나 2분기는 해외가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외형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점이 영업이익 확대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특히 중국과 미주(미국+캐나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35% 증가해 2분기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미국의 3대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으로 농심의 ‘신라면블랙’을 꼽았다. 신라면블랙에 이어 농심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3위), 신라면건면(6위), 신라면사발(8위) 등도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전체 11개 제품 중 농심 브랜드 4개가 한국제품으로는 유일하게 순위에 올랐다.
박 연구원은 농심의 목표주가로 46만원을 제시했다. 증권가에서 제시된 목표가 중 최고 수준이다. 즉 현재의 주가 수준(6일 기준)보다 약 21% 가량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삼양식품의 경우 2분기 역대 최고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2분기 매출액은 1568억원, 영업이익은 253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은 삼양식품이 중국 매출 급증과 함께 컨센서스를 웃도는 호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7% 증가한 1640억원, 영업이익은 41.2% 늘어난 294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양식품은 현재 라면 수출의 선봉장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양식품은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이 1분기 기준으로 12%에 불과하지만 국내 전체 라면 수출의 절반(약 45%)을 차지할 정도로 해외 매출 비중이 높다.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지난 1분기 라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한 비중은 52.8%에 달한다.
삼양식품의 대표 상품인 불닭볶음면은 세계 최대 라면 시장인 중국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현재 중국의 라면 시장은 약 1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618 쇼핑 축제 영향으로 불닭볶음면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며 "삼양식품의 4~5월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0% 가량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삼양식품의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31% 올린 17만원으로 제시했다. 이 증권사의 심지현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1분기 말을 기점으로 해외 주문 물량이 크게 증가했다"며 "북미 등 일부 국가의 거래선을 정비한 효과도 더해져 수출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진라면'으로 대표되는 오뚜기 역시 2분기 호실적이 예상된다.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 7.4% 증가한 5968억원, 407억원으로 추산된다. 순이익은 23.1% 늘어난 319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제품 수요가 견조한데다 최근 출시한 진비빔면, 오통통면, 진진짜라 등의 신제품 판매 호조로 견조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했다. 손 연구원은 예상되는 호실적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60만원에서 67만원으로 올려 잡았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한국 특유의 매운맛"이라며 "매운맛을 대표하는 한국 라면은 SNS, 유튜브 등을 통해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시장의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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