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에 나선 현대제철이 9000억원에 가까운 투자수요를 모았다. 철강업황 악화로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를 극복했다는 평가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이 3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이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총 8900억원의 매수주문이 몰렸다. 1800억원어치 발행을 계획한 3년물에 5000억원, 800억원을 모집한 5년물에 3500억원이 들어왔다. 10년물에는 모집액(400억원)과 같은 400억원의 투자수요가 모였다. 신한금융투자, KB증권, NH투자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철강업황 악화로 인한 실적 부진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현대제철은 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위축 여파로 고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분기 영업손실 297억원, 순손실 115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2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험난한 영업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서울 잠원동 사옥과 전기로 열연공장 등 자산을 잇달아 매물로 내놓고 있다.
현대제철은 기대 이상의 투자수요가 모이자 채권 발행금액을 최대 5500억원까지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조달한 자금은 연내 만기를 맞는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