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은 이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이스타항공에 대한 각종 의혹은 제주항공이 매수하려고 하는 지분의 정당성에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실상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 선언이라는 평가다.
제주항공은 또 “경영자금 출처 등 각종 의혹이 앞으로 회사 경영에 있어 우려스럽다”며 이스타항공 대주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가를 둘러싼 의혹도 인수를 어렵게 하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 지분을 자녀들에게 편법 증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제주항공은 “그동안 이스타항공은 선행조건 이행에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책임 회피에만 급급했다”며 “선행조건 이행이 지체되는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항공시장의 어려움이 가중돼 이번 인수에 대해 ‘동반 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 일가의 이스타항공 지분 반납을 통한 체불임금 해결 제안에는 “딜 클로징(계약 종료)과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미지급금은 약 1700억원이고 체불임금은 약 260억원에 불과하다”며 “현재 상황대로 딜을 클로징하면 미지급금과 향후 발생할 채무를 제주항공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스타항공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제주항공이 체불임금을 부담하겠다고 약속한 근거가 있다”며 “기한 내 체불임금과 미지급 임금을 모두 우리가 해결하라는 것은 실현 불가능한 조건”이라고 반박했다. 이스타항공 노조도 “제주항공이 구조조정과 셧다운(운항 중단)을 주도해놓고 계약을 파기하면 직원들은 체불임금을 한 푼도 못 받고 나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제주항공은 이달 15일까지 선행조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공문을 이스타항공에 보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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