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앱을 통한 비대면 여·수신이 자리를 잡으면서 이 같은 영업구역의 의미가 옅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굳이 지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시중은행을 이용하듯 여·수신을 이용하는 금융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저축은행 업계에서 이 같은 변화가 가장 뚜렷하다. 저축은행은 돈을 빌려줄 수 있는 권역이 한정돼 있지만, 예·적금은 전국 어디서나 받을 수 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제주에 사는 사람도 서울에 권역을 둔 SBI저축은행에 돈을 맡길 수 있는 구조다. 저축은행중앙회가 내놓은 모바일 뱅킹 앱 SB톡톡플러스로 유입된 예·적금 잔액은 지난달 말 2조7928억원으로 연초 대비 두 배 넘게 늘었다. 대형 저축은행들은 여러 권역에 영업권을 두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지방 시중은행과 다를 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새마을금고는 지난 5월 MG더뱅킹을 선보이고 간편비밀번호와 지문·얼굴인식 로그인 및 인증 기능을 추가했다. 새마을금고 MG더뱅킹의 월간 활성사용자수(MAU)는 200만 명을 웃돈다. 신협도 올초 같은 방식의 로그인과 인증 기능을 장착한 모바일뱅킹 앱을 상호금융권에서 처음 출시했다. 신협 조합원이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0분 정도다.
2금융권의 오프라인 경쟁도 거세지고 있다. 다른 업권에서 우량 차주를 뺏어오기 위해 더 낮은 이자를 제안하는 식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대형 저축은행이 주도해온 일부 부동산 컨소시엄 대출에도 대형 신협과 새마을금고 등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우량기업이 A저축은행에서 대출받았다는 사실을 B신협이 알고 더 싸게 대환 대출을 해주겠다며 접근하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2금융권 전반의 양극화를 우려하고 있다. 권역 외 대출 방식으로 대형 신협이 저렴한 이자를 제안해 오면 지역 소규모 상호금융조합과 저축은행은 설 자리를 잃는다는 지적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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