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는 9일 청와대에서 만나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한·미 간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서 실장은 이날 비건 부장관을 만나 최근 북한 관련 동향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서 실장은 비건 부장관이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전념하고 있음을 높이 평가하고, 관련 노력을 지속해 줄 것을 당부했다”며 “비건 부장관은 북·미 간 대화 재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과의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한·미 양자 현안 및 국제 정세에 관해서도 논의했다. 서 실장은 굳건한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임을 강조하며 한·미 간 긴밀한 소통을 지속해 나가자고 했다. 이에 대해 비건 부장관 역시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비건 부장관이 방한 일정을 소화하는 가운데 미국 국방부에서 대북 압박성 메시지가 나와 미국의 진의가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렸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7일(현지시간) 국가국방전략(NDS) 목표 달성을 위한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군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핵심 테러리스트를 제거한 테러방지 작전 수행 및 지원, IS(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 국가) 격퇴, 페르시아만과 남중국해에서의 항행 및 상업의 자유 보호 등 국방부 업적을 나열하며 “비슷한 부류인 중국, 러시아뿐 아니라 북한과 이란 같은 ‘불량국가(rogue state)’에 의해 자행되는 공격적인 활동들을 억지해왔다”고 말했다.
‘불량국가’라는 표현은 그동안 북한이 강력하게 반발해온 것이어서 대북 압박성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강영연/임락근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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