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최근 주가 상승의 테마가 되는 다양한 요소를 다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대면 대장주이면서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는 실적 개선 기대도 크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카카오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405억원) 대비 두 배에 달하는 95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장 기대주’로도 변신이 가능하다. SK바이오팜 상장 이후 공모주 시장이 뜨거워진 가운데 카카오페이지는 하반기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는 지난 8일 열린 ‘IPO 엑스포 2020’에서 올해 거래액 목표치가 500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박정엽 미래에셋 연구원은 “‘기다리면 무료’를 통해 업계 최초로 웹툰 유료화에 성공한 카카오페이지는 콘텐츠 플랫폼뿐만 아니라 지식재산권(IP) 소유주로서의 역할도 강화하고 있다”며 “카카오의 웹툰 사업 합산 가치는 10조원대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두 회사의 이익 성장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한다. 각각 ‘독점 시장’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후발주자가 나타나 이 시장을 잠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골프장, 호텔, 헬스클럽처럼 고객이 늘어나면 기존 고객이 싫어하는 산업 구조와 달리 플랫폼 사업은 고객이 늘어날수록 만족도가 높아지는 산업”이라며 “한번 이 플랫폼에 적응하면 고객들은 떠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 고객층을 무기로 어떤 사업도 할 수 있게 된다”고 평가했다.
플랫폼, 콘텐츠, 쇼핑, 금융 사업을 하는 두 회사의 사업 구조는 비슷하지만 시총 규모의 차이가 여전히 크다는 점도 카카오에 주목하는 이유다. 이날 기준 네이버와 카카오의 시총 차이는 16조원 정도다. 영업이익은 카카오가 절반 수준이지만, 비즈니스 모델의 확장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네이버에 뒤지지 않는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카카오의 시총이 성장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정성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은 “네이버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성공 경험이 있고, 소프트뱅크 등과 같은 든든한 글로벌 조력자가 있는 회사”라며 “과거의 네이버와 카카오는 서로의 파이를 빼앗는 관계였지만, 이제는 두 회사가 서로 다른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만큼 각자의 전문 영역에 맞춰 기업의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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