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로서는 위험자산에 투자하기보다 검증된 우량자산에 투자하는게 바람직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아직 진행중입니다. "
하원 아디안 한국·싱가포르 사무소 대표(전무·사진)는 8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지난 20년간 수 차례 금융·경제 위기에서 아디안이 살아남은 것은 서두르지 않고 최적의 타이밍에 투자한다는 기본 원칙을 지켰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아디안은 전세계에 걸쳐 1000억달러(약 119조원)의 자산을 관리하는 유럽 최대 사모투자(PEF)펀드 운용사다.
하 대표는 현재 유망 투자 분야로 첨단 제조업과 인터넷 서비스업종 등을 꼽았다. 그는 "기술, 미디어, 인터넷 서비스, 헬스케어 사업 등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오히려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 대표는 "지역별로는 한국 등 아시아 시장의 일부 기업이 미국·유럽 기업에 비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차원에서 한국 등 아시아 사모투자 시장 투자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몇몇 벤처·그로스캐피탈(성장단계 투자) 및 중견·중소기업 경영권인수 펀드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투자 방식은 프라이머리(펀드결성단계 출자) 또는 세컨더리 방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컨더리 투자는 연기금 등 기관들이 보유 도중 내놓는 PEF, 벤처캐피탈(VC) 지분 등을 매입하는 일종의 중고거래 방식이다. 아디안은 최근 한국 등 전 세계 투자기관들의 출자를 받아 190억달러(약 23조1230억원) 규모의 초대형 세컨더리투자 펀드를 결성했다.
하 대표는 "세컨더리 펀드는 초기 셋팅이 끝나고 이익이 궤도에 오른 펀드 자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초기 투자에 비해 투자 기간이 짧을 뿐만 아니라 블라인드 펀드와 다르게 물건을 확인하고 투자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 대표는 "아디안은 글로벌 세컨더리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꾸준히 두자릿수 내부수익률(IRR)을 기록했다"며 "불확실한 거시경제 상황 속에서 주목받는 인프라 세컨더리 펀드의 경우 과거 IRR이 20%가 넘었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다만 "구조조정 시장이나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 시장에도 꾸준한 관심을 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향후 각 국가별 경제 구조조정에 따라 우수한 투자기회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대내외적 경제 충격에 취약한 몇몇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상황 대처나 회복 추이 등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아디안은 1990년대 프랑스 보험사인 악사그룹 계열 사모투자회사로 설립된 뒤 2013년 경영자인수(MBO) 방식으로 독립해 재출범했다. 임직원들이 회사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 투자비중이 높지만 2005년 싱가포르 사무소를 개설한 이래 한국과 일본 중국 등에 거점을 마련하고 투자의 폭을 넓히고 있다. 운용 자산 가운데 절반이 넘는 600억달러 이상을 세컨더리와 프라이머리 형식으로 다른 운용사의 펀드에 출자하는 재간접 방식으로 굴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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