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영화관업체인 롯데컬처웍스가 창사 후 처음으로 장기 신용등급을 획득했다. 신용등급을 받는 일은 중장기 자금조달의 사전준비로 여겨진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0일 롯데컬처웍스의 장기 신용등급을 ‘A+’로 신규평가한다고 발표했다. A+는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다섯 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국내 1위 영화관업체인 CJ CGV(A)보다는 한 단계 높은 등급이다.
이 신용평가사는 롯데컬처웍스 신용등급에 부정적 전망을 붙이면서 향후 등급 강등 가능성을 열어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영화관업황 악화를 반영했다. 사람들이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밀폐된 공간을 꺼리면서 영화 관람객 수는 올 들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영화 관람객 수는 2604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7% 감소했다. 이 기간 롯데컬처웍스가 거둔 매출은 1031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51.5% 줄었다.
최경희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영화 관람객 감소 추세를 고려하면 롯데컬처웍스의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약 40% 감소할 것”이라며 “중단기적으로 급격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롯데컬처웍스가 신용도 획득을 시작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필요한 현금을 조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CJ CGV 역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404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준비하고 있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 담당임원은 “최근 영화관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가라앉아 있음을 고려하면 사모사채나 신용보증기금의 지급보증을 받는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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