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닮은꼴로 기존 ‘바이든 노선’과는 차이가 있다는 게 미 언론들의 평가다. 바이든은 과거 상원의원 시절 멕시코, 캐나다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지지했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선 아시아 국가들과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에 찬성했다. 보호무역이 아니라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
이 덕분에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 등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에서 승리했고 집권에 성공했다. 이에 비해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은 TPP 등 자유무역에 찬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후 NAFTA를 폐기하고 미국에 더 유리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체결했고, TPP에서 탈퇴했다. 이뿐만 아니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정하고, 중국, 유럽, 일본과도 무역전쟁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세계적으로 논란을 일으켰지만 백인 노동자층은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으로 남았다. 이번 대선에서 러스트벨트 등 경합주를 둘러싸고 치열한 승부를 벌여야 하는 바이든이 보호주의를 꺼내든 배경이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책사였던 스티븐 배넌은 이날 자신의 라디오방송에서 바이든의 구상이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주에서 바이든의 득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트럼프 팀이 무방비로 당했다”고 말했다.
바이든의 이번 공약은 트럼프에 비해 약점으로 간주된 경제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바이든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크게 앞서고, 코로나19와 인종차별 대응을 비롯해 거의 모든 분야에서 트럼프보다 경쟁력 있는 후보로 평가받고 있지만 유독 경제 분야에선 밀렸다. 하지만 바이든이 트럼프와 비슷한 정책을 들고나오면서 트럼프의 경제 분야 경쟁 우위가 희석될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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